"나름 선방" vs "아쉬운 협상"…자동차업계, 관세율 15% 적용에 '입장차'

등록 2025.07.31 16:25:17 수정 2025.07.31 16:35:39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대미 수출 1위 품목' 자동차…기존 25%→15% 인하
현대차·기아 "관세 문제 해결 위한 헌신적 노력에 감사"
일각 "FTA 무관세 혜택 적용 부분 감안하면 다소 아쉬워"

 

【 청년일보 】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 관세가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인하된 15%로 최종 확정됐다.  

 

이번 협상 타결을 두고 완성차업계 안팎에선 다소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과 유럽연합(EU) 자동차와 동등한 관세 부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동시에,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 혜택을 적용받아온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흘러나온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한국에 8월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 25%는 15%로 낮아진다"면서 "또한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췄다"고 밝혔다.

 

자동차는 대미 최대 수출품으로, 우리나라는 지난 4월부터 25% 품목관세를 적용받고 있었다.  

 

미국 시장에서 최대 경쟁국인 일본과 EU가 관세협상을 통해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를 15%로 낮춘 가운데, 앞서 일각에선 협상이 실익없이 끝나 그대로 25%를 적용받을 경우 국내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기아의 가격 경쟁력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 관세 시행 전 쌓아둔 재고로 타격을 최소화했음에도 2분기에만 각각 8천282억원, 7천86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재고가 모두 소진된 만큼 완성차 업계에선 25% 관세율을 일본·EU와 같이 15% 수준으로 인하하지 못할 경우 다가오는 3분기부터 관세 타격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2분기 기준 8천282억원의 관세 영향이 있었고, 풀쿼터로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 "2분기에 비해 올 하반기에는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우려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전무) 역시 "상반기는 관세만 놓고 보더라도 5, 6월에 영향이 있었다면 하반기는 온전히 풀로 받게 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오는 3분기부터 관세 충격 여파로 수조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15% 관세율이 본격 적용되면서 완성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은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한숨 돌리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대미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다해주신 정부 각 부처와 국회의 헌신적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져 나갈 계획"이란 입장을 전했다.

이어 "15%라는 관세가 적용돼 한국산 자동차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한 상황"이라면서 "현대차·기아는 다각적 방안을 추진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도 이날 "지난 4월부터 적용돼 온 25% 고율의 자동차 관세가 일본, EU 등 경쟁국과 동등한 15%로 인하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반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부의 통상협상 결과에 힘입어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술개발 및 생산성 향상 노력을 추진해 나가고, 아울러 미국 현지시장 점유율 확대, 수출시장 다변화와 미래차 전환 촉진의 기회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선 일본·EU과 같은 15% 관세율을 적용받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입게 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25% 관세를 부과하기 전까지 한국은 한미 FTA로 10년 가까이 자동차를 무관세(0%)로 수출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 2.5%의 관세를 적용받던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일본·EU가 적용받는 15% 관세는 기존 2.5%에 자동차 품목 관세 12.5%를 더한 수치며 한국 입장에서는 이들보다 2.5%를 더 내게 되는 셈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국은 마지막까지 12.5%가 맞다고 주장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15%라고 주장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2.5%로 합의했을 경우 현상유지 수준이지만, 일본이나 EU와 동등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받으면서 우리가 2.5%포인트 손해를 본 것이나 다름 없다"고 평가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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