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 [사진=삼성전자]](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1041/art_17597258458993_ab1acb.jpg)
【 청년일보 】 최근 국내외 불확실성 증폭으로 내년에도 경영환경이 불투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이 위기 타개 핵심 키워드로 인공지능(AI)을 내세우고 있다.
재계 내에선 글로벌 산업 질서가 AI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이같은 흐름에 동참하지 못할 경우 자칫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 드리븐 컴퍼니'로의 대전환을 선언하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은 지난달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IFA 2025'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업무에 AI를 적용해 'AI 드리븐 컴퍼니(AI Driven Company)'로 거듭나겠다"면서 "삼성전자를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 업무 영역 90%에 AI를 적용해 AI가 현장에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노 부문장은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제품, 기능, 서비스 등 전체 영역에 AI를 적용해서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가능성을 소비자분들께 제공한다라고 하는 게 큰 방향"이라면서 "생성형 AI와 기술을 삼성의 업무 모든 프로세스에 적용해서 내부 생산성 높이고 이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지속 성장·발전하는 원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원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달 말 '울산포럼'에서 AI가 위기에 빠진 한국 제조업을 구할 '구세주'라고 비유했다.
최 의장은 "최근 기업과 지역사회는 지역소멸, 기후변화, 지경학적 요인들로 인해 지속가능성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제조업도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데 AI가 구세주같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를 품질과 원가, 안전관리 분야에 접목하면 생산성을 끌어올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주도 아래 연일 AI 전환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2019년부터 AI를 이천포럼(연례 집단지성 포럼)의 주요 아젠다로 삼아 왔으며,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왔다.
여기에 SK그룹은 100여명의 C레벨(경영진)을 대상으로 'AI 리더십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글로벌 AI 트렌드와 AI 전환(AX)이 불러올 업무 방식, 조직 구조 변화를 다루는 전문가 강의, 생성형 AI의 업무 접목 사례 등 고위 경영진이 AI를 실질적이고 친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프로그램은 총 4차례에 걸쳐 진행하며, 지난달부터 시작해 이달까지 전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한 극복 방안 중 하나로 AX 전략 실행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지난달 24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각사의 AX 전략을 총괄하는 CDO(최고디지털책임자)들을 모아 이같이 언급했다.
구 회장은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 인력에서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같이하며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의 선택과 집중', 차별적 경쟁력의 핵심인 'Winning R&D', '구조적 수익체질 개선' 등 크게 3가지를 논의해 왔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경영진들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생산력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AX 전략 실행에 몰입할 시점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다수의 기업들이 AX를 비전으로 천명하며 힘을 주고 있는 것은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하나의 전략적 판단으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