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전자가 사장단 및 정기 임원 인사를 모두 마무리한 가운데 내년도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이번 주 개최한다.
전략회의 이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내년 초 그룹 전 계열사 사장단과 만찬을 갖고 신년 사업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 안팎에선 새해 첫 메시지에 적잖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주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주요 경영진·해외 법인장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부문별·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양대 사업부문별로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16~17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18일에 각각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노태문 DX부문장(사장)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각각 회의를 주관하며, 이재용 회장은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향후 사업 전략 등을 보고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DX부문은 가전제품, 스마트폰 등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 비중이 크고 환율 변동 같은 외부 변수에 민감한 만큼, 업계 안팎에선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내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글로벌 생산·판매 전략 역시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DS부문에선 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수요 폭발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차세대 HBM 전략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전략회의 이후 이 회장은 신년 초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신년 사장단 만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해 새해 경영 방향과 사업 전략을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 2014년까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생일(1월 9일)에 맞춰 '신년 사장단 만찬'을 가져왔다.
이 선대회장 와병 이후인 2015∼2016년에는 이를 대신해 1월 중순 열리는 '신임 임원 만찬'에 사장단이 참석해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과 함께 그룹 신임 임원들을 격려하는 방식으로 대체됐다.
그 후로는 그룹 사장단을 모두 모으지 않고 전자, 금융, EPC(설계·조달·시공) 등 소그룹별로 신년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이 회장이 2022년 10월 회장에 취임한 뒤 2023년부터 다시 신년 사장단 만찬이 재개됐다.
앞선 만찬에서는 선대회장의 주요 발언과 경영 전략 등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고, 이 회장이 시장 트렌드 주도와 기술 리더십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임원 대상 세미나에 공유된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死卽生·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는 뜻)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는 이 회장의 메시지도 올해 초 사장단 만찬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삼성은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HBM 주도권 확보 실패, 실적 악화 등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맞닥뜨리며, 이 회장은 임원들에게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독한 삼성인'이 될 것을 주문했다.
이후 DS부문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79.5% 증가한 7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회복 궤도에 접어들었고, 재계에선 이 회장이 내년 회의에서 반도체 재도약을 위한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평소 '기술의 삼성'을 강조해왔던 만큼, 기술 리더십 확보를 적극 주문하고 나아가 AI,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의견을 나눌 지 지켜볼만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