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NH투자증권]](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1044/art_17617992348928_aa268a.jpg) 
【 청년일보 】 NH투자증권이 고위 임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과 관련해 금융당국 및 유관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다. 해당 임원은 지인 등을 동원해 지난 2년간 약 2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앞서 7월에도 직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을 통한 부당이득 획득에 대해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어,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내부통제에 소홀했단 지적과 함께 일련의 사태가 향후 IMA(종합투자계좌) 인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리란 관측이 제기된다.
그런 가운데 회사가 개인의 일탈을 완벽히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단 점에서 일정 부분 불가피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로 구성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NH투자증권 고위 임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과 관련해 지난 28일부터 수사를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의 고위 임원 A씨는 최근 2년여 간 NH투자증권이 주관한 상장사 공개매수와 관련 중요 정보를 직장 동료 및 가족 등에게 전달해 총 20억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동대응단에 따르면 혐의자는 A씨를 비롯해 그의 가족 및 가족의 지인, 영업본부 직원 등 총 4명으로 추려졌다.
이들은 공개매수 사실이 시장에 공표되기 전 해당 주식을 매수했다가 공개매수 사실로 주가가 오르면 전량 매도하는 수법을 썼다. 그 과정에서 차명계좌를 활용하고 거래 계좌를 수시로 바꾸는 등 당국의 감시망을 회피하려 한 흔적도 확인됐다.
공개매수란 경영권 확보 등을 목적으로 주식을 확보하고자 일정 기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증권시장 밖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뜻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통상 현재 주가보다 높게 책정되기에 공개매수 사실 발표 시 주가가 상승하는 ‘호재성 정보’로 인식된다.
자본시장법은 공정한 자본시장 질서를 위해 이같은 호재성 정보가 일반투자자들에게 공표되기 전까지 해당 정보를 주식매매에 이용하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공개매수 정보의 경우 별도 조항을 통해 미공개정보 이용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9일 귀국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수사에 관련된 해당 임원은 개별적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걸로 확인된다”며 “조사와 관련해 추후 구체적인 일정 등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7월 금융당국은 NH투자증권의 공개매수 담당 실무 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얻은 의혹으로 본사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직원은 상장사의 공개매수를 주관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해당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유출하거나 자신 또는 지인을 통해 해당 종목을 거래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아직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7월 진행된 압수수색과 관련해 아직 도출된 결과는 없는 걸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가 미흡했다는 지적과 함께 이번 사태가 IMA 인가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그런 가운데 구성원 개인의 일탈을 완전히 통제하기엔 현실적으로 제약이 따른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내부통제가 아무리 잘 돼도 개인적 일탈이라면 알아내기 쉽지 않다”며 “다만 비슷한 사건이 몇 개월 간격으로 발생한 점에 대해선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NH투자증권에서 내부통제가 부족했다는 걸 부정할 순 없지만 조직의 규모가 커지다 보면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개인이 작정하고 저지르는 일을 회사가 완벽하게 막을 순 없다는 점에서 제도적 측면보다 금융인으로서 윤리 의식을 제고하는 게 더 중요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아직 결론이 난 건 아니지만 만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고객 신뢰 등 측면을 고려할 때 IMA 인가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합동대응단은 지난 28일 "NH투자증권의 경우 공개매수 업무를 총괄하는 주관 증권사로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조사를 통해 내부통제 체계를 스스로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2023~2025년에 걸친 공개매수 55건 중 절반이 넘는 28건의 공개매수를 주관했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NH투자증권은 "해당 임원 A씨는 현재 업무 배제 상태"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지난 30일 윤병운 사장을 장으로 하는 내부통제 강화 전담 태스크포스(TFT)를 신설했다. TFT에는 준법감시, 감사 등 관련 부서 임원들이 참여하며, 향후 전사 차원의 강력한 내부통제 재정비 작업을 주도할 예정이다.
TFT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증권계좌 전수조사와 내부통제 체계 자체점검을 시작으로, 문제점 도출 및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외 금융사들의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외부 법무법인의 자문을 통해 첨단 시스템 및 규정 도입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