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비만약으로 ‘재부상’… 초고가 비만약 시대, '가성비' 미그리톨 뜬다

등록 2025.12.18 08:00:03 수정 2025.12.18 08:00:18
김민준 기자 kmj6339@youthdaily.co.kr

식약처, 휴온스 '미그슬림정' 품목허가 승인…휴온스 "내년 2월 출시"
미그리톨 제제 시장, 5년간 수십배 '성장'…"비만 치료·가격 경쟁력有"

 

【 청년일보 】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같은 GLP-1 기반 비만 치료제가 떠오르면서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하던 ‘미그리톨’ 제제가 비만 치료제로 재부상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미그리톨 제제 시장 규모가 수십배 성장했으며, 이러한 미그리톨 제제 수요와 시장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본 휴온스가 내년 2월 ‘미그슬림정50밀리그램’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최근 휴온스가 ‘미그리톨’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미그슬림정50밀리그램(미그슬림정)’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미그리톨 제제는 휴온스의 미그슬림정을 포함해 ▲대원제약의 ‘미그보스필름코팅정’ ▲대웅제약의 ‘대웅미그리톨정’ ▲팜젠사이언스의 ‘미그리스정’ ▲케이엠에스제약의 ‘미그린정’ ▲일화의 ‘미그스타정’ ▲조아제약의 ‘미그씬정’ 등 총 7개 품목으로 확대됐다.

 

이번에 허가된 미그슬림정은 ‘식이요법만으로는 충분히 조절되지 않거나 혹은 식이요법과 설폰닐우레아의 병용요법으로 치료가 되지 않은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 치료제 대한 시장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휴온스가 전략적으로 개발을 추진하면서 탄생하게 됐다.

 

휴온스는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오리지널 의약품인 대원제약의 ‘미그보스필름코팅정’이 단독으로 30억원 이상 처방되는 미그리톨 제제 시장 규모와 향후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으며, 내년(2026년) 2월에 비급여 형태로 출시할 계획이다.

 

휴온스 관계자는 “미그리톨 성분이 유사한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α-glucosidase inhibitors)’ 중 혈당 조절에 있어 가장 효과가 좋다는 문헌이 있다”면서 “우수한 혈당 조절 효능·효과와 당뇨병 제제 품목에 대한 파이프라인 확대로 시장에 안정적인 안착이 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당뇨병 치료 넘어 비만 치료 부문에서도 미그리톨 제제를 주목하고 있다.

 

우선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미그리톨(Miglitol) 성분은 인슐린 분비를 증진시키지 않으나, 소장의 미세융모에서 다당류와 이당류를 포도당과 다른 단당류로 가수분해하는 세포막에 결합된 소장 알파-글루코시다제의 가역적인 저해로 항고혈당 작용을 일으킨다.

 

이러한 기전은 당뇨병을 가진 환자에 있어 효소의 저해를 통해 포도당의 흡수를 지연시키고 식후 고혈당을 낮추게 된다.

 

또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그리톨은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중 GLP-1 분비를 촉진시키는 임상 자료가 발표돼 비만 치료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비만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미그리톨 제제의 판매량이 증가한 상황으로, 향후 당뇨병 치료와 비만 치료 모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약제로 내다보고 있다.

 

낮은 가격을 통한 높은 접근성도 비만 치료에서의 미그리톨 제제의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

 

미그리톨 제제 중 오리지널 의약품인 대원제약의 ‘미그보스필름코팅정’의 경우 1알당 공급가가 330원으로 월(31일) 공급가는 3만690원 정도에 그친다. ‘위고비’나 ‘마운자로’와 같은 GLP-1계열 비만치료제의 약가가 최소 수십만원에 이르는 것을 고려하면 환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위와 같은 기전과 효능 및 가격 경쟁력은 임상 현장에서 오픈 라벨 방식을 통한 사용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그리톨 제제 시장 규모는 40~50억원 규모로, 5년 전에는 1~2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수십배 성장한 상황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그리톨 제제는 5년 전까지만 해도 최신 당뇨병 치료제 대비 당뇨병 치료 효과가 떨어져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사장돼 가던 약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장돼 가던 약물이 비만 치료 부분에서 가능성과 기대를 받으며 다시 살아나는 상황이 신기하다”면서도 “효능과 가격을 고려하면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등이 나오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견해를 내비쳤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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