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선 교수의 건강한 피부, 건강한 삶] ㉑ 남성용 스킨케어, 여성도 사용 가능할까?

등록 2024.04.11 08:00:00 수정 2024.04.11 08:00:10
박태선 연세대학교 교수

 

【 청년일보 】 여성용 제품과 남성용 제품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한때 "핑크 택스"라고 해서, 속옷부터 롱패딩까지, 남성용 제품이 여성용보다 질이 좋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해서 논란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화장품은 어떨까요? 같은 브랜드의 여성용 화장품과 남성용 화장품을 비교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 피부 구조의 생물학적 차이

 

여성의 피부는 남성의 피부보다 얇고 외부 자극에 취약한 편입니다. 반면 남성의 피부는 두껍고 튼튼하며, 지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남성의 수염 역시 빠질 수 없는 차이점입니다.

 

◆ 피지 생산을 촉진하는 남성 호르몬

 

이러한 차이점은 보통 성호르몬에서부터 기인합니다.

 

피지를 예로 들어볼까요? 피지는 피부 세포가 만들어내는 지방 성분으로, 외부의 자극이나 건조함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합니다.

 

그리고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과 남성 호르몬, 안드로겐은 피지의 생산에 영향을 미쳐요. 안드로겐은 피지 생산을 촉진하고, 에스트로겐은 피지 생산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때문에 남성은 여성보다 모공의 크기도 크고, 지성 피부가 될 확률도 더 높습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피지를 30% 더 많이 생산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피부 두께의 차이는 콜라겐의 차이

 

평균적으로 남자의 피부는 여자의 피부보다 0.2 밀리미터 정도 두껍다고 합니다. 왜 이러한 차이가 생길까요?

 

먼저, 남자의 피부에는 콜라겐양이 같은 연령대의 여자보다 더 많습니다.

 

콜라겐은 진피를 받쳐주어 피부를 꺼진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므로 콜라겐이 많으면 자연히 피부도 더 두껍습니다.

 

◆ 수염은 남성 호르몬 때문

 

그렇다면 왜 여자는 수염이 나지 않는 것일까요? 여자도 물론 얼굴에 솜털 같은 털이 나기도 하지만 남자는 턱이나 볼 등에 유독 두껍고 억센 털이 자라납니다.

 

수염 역시 피지와 마찬가지로 호르몬의 영향을 받습니다. 남성 호르몬 안드로겐이 수염을 촉진하여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얼굴에 굵고 억센 털이 자라나는 것입니다. 이는 얼굴 뿐만 아니라 온 몸에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해서, 보통 남자에게 체모가 더 많이 납니다.

 

 

수염은 하루 최대 0.4mm까지 자라날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자라나는 수염 때문에 남자들은 주기적으로 면도를 합니다.

 

문제는 면도가 피부에 자극이 된다는 것입니다.면도가 피부에 만들어내는 작은 상처들 때문에 여드름 같은 면도 트러블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면도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면도 전 따뜻한 물로 면도 부위를 충분히 적셔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이후에 면도 크림을 도포했을 때 크림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으며, 수염을 조금 덜 억세게 하는 효과도 있어요. 면도 이후에도 보습을 충분히 해주며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남성용 화장품을 여성이 써도 될까?

 

시중에 팔리는 남성용 화장품의 대부분은 지성 피부에 맞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유분감보다는 수분감이 강조된 크림이 대부분이며, 토너에는 면도로 생긴 미세한 상처에 감염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에탄올이 첨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 남성용 화장품과 여성용 화장품을 따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은 별로 없습니다. 남자 중에서도 건조하고 민감한 피부가 고민인 경우가 있고, 여자 중에서도 지성 피부와 여드름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성의 경우 매일 사용하는 면도로 인한 피부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피부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고기능성 화장품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피부노화를 결정짓는 유전적 요인은 3%에 불과하고, 따라서 평소 나의 피부관리 습관이 내 피부 상태의 97%를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인 피부에 잘 맞는 더마화장품으로 더 나은 피부, 더 나은 몸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글/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1995~)

㈜보타닉센스 대표이사 (2017~)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2012~201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 (2011~2013)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 (2011~)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 (2011~)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 (1994~1995)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1991~1994)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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