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발표한 상호관세와 3일부터 부과한 수입산 자동차 25% 관세를 앞둔 4월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은 지난 3월 12일부터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2/art_17484022063457_00c9a9.jpg)
【 청년일보 】 국내 철강업계 3사(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는 미국 부과 관세, 중국 저가 물량 공세, 환경 규제 등 삼중고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제품 수요마저 줄고 있는 상황으로, 철강 3사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공장 셧다운에 돌입하고 있다.
당장 지난 4월 한 달간 현대제철 인천공장이 생산 가동을 중단했다. 사측은 봉형강 시장 정상화를 위해 국내 철근 수급이 개선될 때까지 감산 조치를 유지할 계획이다.
동국제강도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인천공장 생산 가동을 중단한다. 이 곳에서는 건설 현장에 사용되는 후판을 생산한다.
사측은 공급과잉 해소와 공급망 안정화, 전방산업과의 상생을 위해 기존 재고를 활용하고 출하를 유지하기로 했다.
◆ 포스코, 1분기 내수 부진과 공장 대수리 영향…“철강 제품 판매 감소”
포스코는 올해 1분기 내수 부진과 열연공장을 비롯한 공장 대수리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전분기 대비 3.7% 감소한 815만톤의 철강 제품을 판매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의 가동을 중단했으나, 아직까지 올해 생산 공장 가동 중단 계획은 없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의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할 혁신 제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탄소강 제품의 스프레드 개선이 있었지만, 공장 대수리에 따른 생산과 판매 감소가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유안타증권 이현수 연구원은 “탄소강 주원료비 매출원가가 전분기보다 소폭 하락한 가운데 탄소강 평균판매가격은 소폭 상승하며 스프레드 개선이 있었지만 대수리 집중에 따른 생산과 판매 감소로 영업이익 증가는 제한적으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스프레드는 철스크랩과 철근의 가격 차이를 뜻한다. 이 연구원은 포스코가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 요인은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1분기 대보수 영향으로 810만톤대 제품 판매에 그쳤던 포스코는 2~4분기 평균 830만톤대 판매를 회복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수출 시장에서 글로벌 무역주의가 확대되며 각 국의 수입산 철강 제품에 대한 AD 등의 영향으로 제품 가격 인상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수 시장에서는 지난 4월 24일부터 중국산 후판에 대한 잠정관세가 적용되고 하반기(8월)에는 중국산과 일본산 열연에 대한 예비판정이 기다리고 있어 제품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탄소강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톤당 0.6만원 상승한 반면 고로 원재료 투입단가는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스프레드는 소폭 확대됐다. 또한 각종 정비비와 에너지비용 및 노무비도 전분기 대비 소폭 축소됐다.
2분기 포스코의 철강 생산과 판매 정상화로 전체 판매량은 848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9%, 전분기 대비 4.1% 증가한 수준이다.
원료탄 중심의 가격 약세를 고려하면 2분기 포스코의 고로 원재료 투입 단가는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그에 반해 철강 평균판매가격(ASP)은 일부 고객사들 대상으로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어 소폭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후판을 시작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수입산 철강에 대한 규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포스코의 수익성은 1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 현대제철, 평균판매가격과 원재료 가격 동시 하락…“스프레드 축소”
올해 1분기 현대제철은 봉형강 판매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파업의 영향으로 판재류 판매가 감소해 1분기 전체 판매량은 약 412만톤에 그쳤다.
고로와 전기로 제품 모두 평균판매가격(ASP)과 원재료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겠지만, ASP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보여 각각 톤당 1만5천원과 톤당 5천원의 스프레드 축소가 있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수익성 중심 경영을 강화해 실적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1분기 현대제철의 비용이 증가하고 ASP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등이 발생했지만 2분기에는 스프레드 확대와 중국산 후판 관세 부과로 후판 유통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나증권 박성봉 연구원은 “당진공장 파업 관련 비용과 ASP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및 전기로 감산에 따른 추가 비용 등으로 대략 800억원의 추가 비용까지 발생하며 별도기준 1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2분기 현대제철의 전체 강재 판매량은 422만톤을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현대제철이 감산에 따른 영향을 기존 재고로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상황에 따라 포항공장 생산 확대를 통해 대응이 가능하며 2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임을 고려하면 1분기보다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박 연구원은 “스프레드의 경우 고로는 열연과 후판 가격 상승으로 소폭 확대가 예상되고 전기로 또한 감산 영향으로 이미 철근 유통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고철 수요 감소 전망을 고려하면 스프레드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후판은 지난 4월 정부의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예비관세율을 기반으로 한 잠정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후판 유통 가격이 생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2분기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71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감소한 수준이지만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을 이룬 것”으로 내다봤다.
◆ 동국제강, 인천공장 설비 중단…“후판 공급량 조절”
동국제강은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인천공장 내 압연공장과 제강공장 설비를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동국제강은 공급과잉 해소와 공급망 안정화 및 전방산업과의 상생을 위한 조처라고 결의했다. 사측에서는 기존 재고를 활용해 출하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인천공장 매출은 3조5천275억원으로, 생산중단으로 줄어든 매출 규모는 40.17%(1조4천169억원)에 이른다.
현재 인천공장에서는 건설용 후판이 생산된다. 동국제강은 이미 계약된 물량은 해당 기간 정상적으로 공급을 유지하고 일부 설비는 필요시 가동할 방침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근은 내수의 비중이 높아 국내 건설경기 불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건설업 불황으로 철강 수요가 줄어 수요에 맞는 생산을 하는 것이 제조업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균형 가격이 형성되고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가 돼야 되는데 수요가 너무 아래쪽으로 처지다 보니 감산이나 최적 생산을 해도 대응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증권업계는 1분기 후판의 스프레드가 축소됐지만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줄어 유통되는 후판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2분기부터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 박성봉 연구원은 “후판의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 압연 원재료단가가 전분기 대비 3% 상승했지만, 후판 평균판매가격은 1% 상승에 그쳐 스프레드가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중국산 후판 수입 규제 강화와 철근 제강사들의 적극적인 감산 움직임 및 연말 국내 착공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선호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