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이미지. [사진=요기요]](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31/art_17536844432956_a6db52.jpg)
【 청년일보 】 배달 플랫폼 기업인 요기요가 '만년 3위의 늪'에서 좀 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요기요의 주요 주주인 GS리테일이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등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배달 플랫폼인 요기요는 수년째 시장 점유율 3위에 머무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명실상부 배달 플랫폼 시장의 확고한 2위 자리를 유지했던 요기요는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쿠팡이츠에 밀린데 이어 갈수록 시장내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을 앞세워 배달 플랫폼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시장내 2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요기요를 앞질렀다"면서 "요기요의 더 큰 문제는 쿠팡이츠와의 경쟁력에서 크게 밀리면서 양사간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현시점에서 요기요가 시장내 입지를 고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요기요는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약 1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2위사인 쿠팡이츠와의 시장 점유율 차이는 최소 20%~최대 30%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의 간접적인 활성 지표로 사용되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도 요기요의 고전이 감지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요기요는 1월부터 3월까지 ▲522만명 ▲515만명 ▲513만2997명 등의 MAU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에도 여전히 500만명 안팎의 규모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위협은 최근 약진 중인 신한은행의 '땡겨요'가 요기요의 시장내 점유율을 추월, 시장내 3위 자리가 바뀔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및 전문가 일각에서는 요기요의 주요 부진 요인으로 ▲명확한 미래 전략 부진 ▲지분 구조로 인한 불안정한 리더십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요기요가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시장 트랜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되레 따라가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기요는 과거 업계 최초로 구독형 멤버십인 '요기패스'를 도입하는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면서 "다만, 최근에는 이 같은 선도적인 시도는 고사하고,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쿠팡이츠가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시장 패러다임을 쫓아가는데도 벅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배민·쿠팡이츠는 물론 후발주자인 땡겨요는 다각적인 전략을 통해 기 포화된 음식 배달 시장 이상의 신(新) 시장을 발굴, 개척하는 데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배민의 경우 견고한 음식 배달 시장 내 장악력을 기반으로 1인분 배달인 '한 그릇' 배달 카테고리를 신설하며, 일련의 '배달 사각지대'를 추가 공략하고 있다.
'한 그릇' 배달은 최소 주문 금액 없이 1인분 식사를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로,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2030세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울러 배민은 최근 유통업계 전반의 수요 증가로 시장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퀵커머스' 사업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배민은 지난 2019년부터 업계 최초의 퀵커머스 서비스인 '배민B마트' 운영 노하우를 축적, 고도화하고 있으며, 도심형 유통센터(PPC)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배민B마트 배송가능 지역을 넗혀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수의 판매자(셀러) 입점을 기반으로 취급 상품군 역시 늘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배민은 음식 배달 서비스 고도화, 퀵커머스는 물론 지속적으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장기적인 미래 시장에도 적극 대비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쿠팡의 막강한 자본력과 '와우 멤버십'을 중심으로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쿠팡은 2024년부터 와우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을 시작하며 업계 내 2위를 굳힌 것은 물론, 배민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큰 폭의 할인율을 자랑하는 쿠폰을 지급하는 등 '쿠팡의 자본력'을 십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쿠팡이츠 역시 최근 '쇼핑' 탭을 신설해 셀러 입점 형태의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쿠팡의 다양한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이츠마트'에서 판매하는 등의 공격적인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땡겨요는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땡겨요는 지자체와의 MOU를 통해 '자영업자 상생'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우며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땡겨요는 MOU를 체결한 지역을 대상으로 무제한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한편, 서울시와의 협업을 통해 '땡겨요 전용 상품권'을 할인 판매하는 등 공세적으로 요기요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반면, 요기요는 배민과 쿠팡이츠는 물론 땡겨요와 달리 명확한 미래 전략 없이 '현상 유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실제 요기요는 업계의 판도를 흔들거나 시장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적 시도를 선택하는 대신 '기존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할인 쿠폰 지급에 자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요기요는 3위로 내려앉은 이후 수년간 여타 플랫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할인 프로모션 이외에 고객 유인을 위한 이렇다 할 마케팅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기요는 시장 내에서 점유율이 크게 축소된 이후 영업적자가 누적되며 신규 사업 발굴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회성 할인 쿠폰 지급 등의 마케팅은 일시적으로 소비자를 집객 하는 데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요기요는 2021년 4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2년과 2023년 각각 1천116억원, 654억원의 추가 손실을 누적했고, 작년에도 4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손실만 2천600억원대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영업손실에 할인 쿠폰 지급과 같은 '현금 출혈성' 마케팅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단기간 내 효과를 볼 수 있는 휘발성 마케팅을 전개하고, 결국 이에 대한 비용이 영업손실로 누적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요기요의 불안정한 리더십도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요기요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세 번의 새로운 대표가 들어섰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정현 전(前) 대표는 취임 2개월 만에, 바로 직전 대표직을 맡았던 전준희 전 대표도 선임 9개월 만에 회사를 떠났다.
현재 요기요는 권태섭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조형권 최고운영관리자(COO)가 공동대표를 맡아 운영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불안정한 리더쉽이 지속되는 이유로는 요기요의 지분 구조가 거론된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기준 요기요를 운영하고 있는 위대한상상은 컴바인드푸드딜리버리리미티드와 세븐플랫폼파이브리미티드(영국계 PEF운용사 퍼미라 설립 특수 목적 법인)가 각각 35%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고, GS리테일이 30%의 지분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GS리테일의 지분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컴바인드푸드딜리버리리미티드(剪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는 GS리테일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위대한상상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 목적 법인이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의 영향으로 인해 요기요가 배달 플랫폼으로서 자율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S리테일은 요기요를 GS더프레시, GS25 등 자사의 업체에 요기요를 활용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GS리테일의 유통 역량이 요기요의 차별점으로 발현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GS리테일의 업체들은 경쟁사인 배민에도 입점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GS리테일은 요기요와 자사의 업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커머스 역량을 강화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 그동안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수행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의사 결정 구조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GS리테일이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플랫폼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결국 요기요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GS리테일"이라며 "그러나, GS리테일은 배민뿐만 아니라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한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 경우 요기요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입지가 크게 줄어든다"며 "플랫폼의 본질적인 성장 동력은 확장 가능성인데, GS리테일이 이를 오히려 억제하고 있다면 요기요는 앞으로도 3위는 물론, '업계 꼴등'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통 및 문류 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한 교수는 "요기요는 쉽게 말해서 사업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아무런 답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요기요는 나름대로 퀵커머스 노하우와 물리적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데, 업체 측이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더 지나 요기요가 그나마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 퇴색되기 이전에 GS리테일이 요기요에 확실한 경영 자율권을 부여할지, 아니면 차라리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할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