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Next Level'(下)] "배달 커머스도 우리가 1등"…"배민, PB·PPC 확대 집중해야"

등록 2025.07.21 08:00:00 수정 2025.07.21 08:00:31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배민, 2010년 '전단지 스타트업' 출발…배달 중개서비스로 '배달 플랫폼' 산업 정립
쿠팡이츠 맹추격 속 시장 점유율 60%대 유지…배달 커머스 시장 개척·선도 성과
전문가 "쿠팡 PB, CFC 맞서 자체 상품과 PPC 늘려야…미래 먹거리 위해 필수적"

 

배달 플랫폼 업계가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한지 어느덧 15여 년이 흘렀다. 배달 플랫폼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급격하게 성장해왔다. 현재 이들은 포화 상태에 직면한 음식 배달 시장을 넘어 '미래 먹거리'인 '배달 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배달 플랫폼 업체의 차세대 먹거리인 배달 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주요 업체들의 사업 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음식 배달 그 이상"…5兆 배달 커머스 시장 '활짝'
(中) "배민B마트 대신 '이츠마트'"…쿠팡이츠, 배달 커머스 '도전장'

(下) "배달 커머스도 우리가 1등"…"배민, PB·PPC 확대 집중해야"

 

【 청년일보 】 배달 플랫폼 업계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배달 커머스 시장에서의 선두를 지키기 위해 적극 나선다.

 

배민은 그간 배민B마트 등 배달 커머스 사업을 전개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보다 빠른 배달 서비스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입점 업체를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배민이 경쟁사인 쿠팡이츠가 조만간 전개할 마트이츠 등의 사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체 브랜드(PB) 상품 확대 등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 부동의 업계 1위 '배민'…"전단지 앱에서 국민 배달앱으로"

 

배민은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인 2010년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배민은 디자이너 출신인 김봉진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인 '우아한형제들'의 서비스에 불과했다.

 

초기 배민의 서비스 형태도 현재와는 크게 달랐다.

 

배민은 초기에는 동네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가게 홍보 전단지를 모바일 앱으로 옮겨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창업 초기 김 대표와 직원들은 주요 서비스 지역의 아파트와 재활용 센터 등을 전전하며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광고 전단지를 수집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배민은 온라인에서 가게 전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를 중개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때를 '배달 플랫폼 업계의 태동기'로 보고 있다.

 

이후 배민은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등 다수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개성 있는 광고 마케팅과 함께 2019년 이후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소비자의 일상으로 스며드는 데 성공했다.

 

탄탄대로를 걷던 우아한형제들은 글로벌 딜리버리 기업인 '딜리버리 히어로'에 지분 87%를 넘겨주며 인수된 이후 사세를 더욱 확장하게 된다.

 

업계의 추산에 따르면, 배민은 쿠팡이츠의 맹렬한 추격에도 불구하고 약 60%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비록 배민은 배달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시장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배달 중개 수수료와 기본 배달료를 둘러싸고 자영업자·소상공인, 배달 라이더 등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했다는 비판도 받지만, 음식 배달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4조원대, 영업이익 6천400억원대의 '공룡 기업'으로 성장한 배민은 배달 커머스 분야에서도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 "배민, 배달 커머스도 '1등'"…PB 앞세운 쿠팡이츠는 '위협'

 

음식 배달업계를 이끌고 있는 배민은 배달 커머스 영역에서도 독보적인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배민은 업계 최초로 배달 커머스라는 명칭을 내걸고 저녁 배송 및 당일 배송을 넘어, 소비자가 주문한 물건을 30분~2시간 내에 바로 배달하는 배민B마트를 비롯한 '장보기·쇼핑'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배민B마트는 배민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19년 11월 론칭한 즉시 배달 장보기 서비스다. 신선식품, 밀키트, 간편식 등 식품부터 생활용품, 소형가전까지 소비자 니즈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배민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B마트' 탭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지역 내 주요 거점에 마련된 도심형 유통센터(PPC)에서 라이더가 물건을 픽업해 즉시 배달을 하게 된다.

 

현재 배민B마트는 서울시, 수도권 지역에 더해 부산시, 울산시, 대전시, 대구시, 천안시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의 근본 인프라인 PPC는 2022년 약 50개에서 현재 약 70개로 늘렸다. 배민B마트에서 취급하는 상품 종류수(SKU)는 2021년 5천여 개에서 2024년 기준 1만여 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작년 배민의 직매입 커머스 사업(배민B마트) 실적을 나타내는 상품 매출은 7천56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6천880억원) 대비 10% 성장했다.

 

또한, B마트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배민B마트 고객의 1인당 평균 주문 금액인 객단가 역시 2024년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배민B마트의 경쟁력으로는 1시간 내 즉시 배송이 가능하다는 '신속성'이 꼽힌다. 배민 B마트는 당일 배송, 새벽 배송 등을 넘어 주문 즉시 1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판매 카테고리를 다양화하며 상품 구색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식품군에서는 기존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외에도 트렌드를 반영한 유기농 친환경 제품이나 건강 식단 관리 상품으로 넓히고 있으며, 생활용품도 화장품, 헤어 및 바디용품, 생활잡화, 반려동물용품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오직 배민 B마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인 '배민이지'와 상위 프리미엄 라인인 '배그니처'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배민이지, 배그니처 등 B마트 PB상품 수는 현재 약 150개로, PB상품 매출은 2023년 대비 2024년 82% 뛰었다.

 

또한 배민에는 다양한 유통업체가 셀러 방식으로 입점해 있다는 점도 차별점으로 거론된다. 배민의 장보기·쇼핑에는 작년 기준 50여 개의 브랜드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1천100여 개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

 

배민에서 이용 가능한 편의점 및 기업형 슈퍼마켓(SSM) 매장 수는 총 1만9천여 개에 달하며, 현재 배민에는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4사와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GS더프레시 등의 주요 SSM이 모두 입점해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운영되던 대형 마트들이 '기업 및 소비자 간 거래(B2C) 접점 확대'를 추구하며 잇따라 입점하고 있다는 점도 배민에 호재다.

 

전문가들은 배민이 쿠팡이츠의 추격에 맞서 자체 PB 상품 구색과 PPC를 확대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플랫폼 업계에 정통한 주요 경제단체의 한 전문가는 "쿠팡이츠가 모회사인 쿠팡의 PB 상품을 대거 동원해 '이츠마트'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경우 배민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배민이 자체 PB 상품의 양을 늘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상품군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쿠팡은 화장지 등 사소한 생활용품부터 이불 등 침구류까지 소비자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상품을 PB 브랜드로 보유하고 있다"며 "배민이 배달 커머스 업계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상품 수와 품질 등에서 밀리기 시작한다면 미래의 선두 자리를 보장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쿠팡의 물류센터(CFC)와 대등한 수준의 PPC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며 "배민이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쿠팡의 막대한 자본력에 비하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배달 커머스 사업 영역만큼은 작은 부지로 큰 효율을 낼 수 있는 PPC가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민의 궁극적인 목적은 '음식 배달앱'이라는 인식을 넘어 '모든 것을 배달할 수 있는 앱'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먼저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생필품 영역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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