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Next Level'(中)] "배민B마트 대신 '이츠마트'"…쿠팡이츠, 배달 커머스 '도전장'

등록 2025.07.21 08:00:01 수정 2025.07.21 08:00:33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쿠팡, '만년 최하위'에서 '수도권 1등'으로…"와우 멤버십 무료배달 효과"
올해 1분기부터 '쇼핑' 탭 신설…소규모 자영업자·소상공인 중심 입점
이츠마트, 점진적 확대 전망…전문가 "지역 CFC, 사업 확장에 큰 이점"

 

배달 플랫폼 업계가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한지 어느덧 15여 년이 흘렀다. 배달 플랫폼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급격하게 성장해왔다. 현재 이들은 포화 상태에 직면한 음식 배달 시장을 넘어 '미래 먹거리'인 '배달 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배달 플랫폼 업체의 차세대 먹거리인 배달 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주요 업체들의 사업 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음식 배달 그 이상"…5兆 배달 커머스 시장 '활짝'
(中) "배민B마트 대신 '이츠마트'"…쿠팡이츠, 배달 커머스 '도전장'

(下) "배달 커머스도 우리가 1등"…"배민, PB·PPC 확대 집중해야"

 

【 청년일보 】 배달 커머스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배달 플랫폼 업계의 '신흥 강자'인 쿠팡이츠가 배달 커머스 시장에 다시 한 번 출사표를 던졌다. 쿠팡이츠는 서울 주요 도심에서의 안정적인 시범 서비스 운영을 통해 점진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쿠팡이츠, '서비스 존폐 위기'서 2인자로…"수도권 점유율 50% 육박"

 

쿠팡이츠는 배달 플랫폼 산업 초기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요기요가 양분하고 있던 지난 2019년 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들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쿠팡이츠는 서울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일대에서 시범 운영을 선보인 이후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쿠팡이츠는 출시 초기 '치타배달'이라는 한집배달 서비스와 함께 최소 주문금액, 배달료 '0원'을 내세우며 배민과 요기요의 아성에 도전했다.

 

쿠팡이츠는 초기 선두 1, 2위 업체의 굳건한 시장 장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월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6만5천510명에 불과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쿠팡의 야심찬 도전에도 불구하고 쿠팡이츠가 조만간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잖게 표출됐다.

 

그러나, 이내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서비스 존립에 관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꾸준히 증가해 2020년 12월 284만3천800만명에 이르렀다. 이는 같은 해 1월 대비 10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했다. 서비스를 론칭한지 6여 년이 지난 올해 6월 기준 쿠팡이츠의 MAU는 1천125만940만명을 돌파했다.

 

이와 같은 성장세 속 배달 플랫폼 업계에서 차지하는 쿠팡이츠의 점유율도 함께 증가했다.

 

업계의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업계 1위인 배민의 점유율인 50~60%대를 바짝 추격한 30~40%대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업계 1위' 왕관을 노리고 있다. 과거 업계 2위를 차지했던 요기요는 10% 내외의 점유율로 내려 앉았다.

 

최근 업계 일각에서는 쿠팡이츠가 서울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에서 이미 50% 내외의 점유율을 확보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비수도권에서는 여전히 배민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배달 인프라와 '쿠팡' 자체의 이용률이 높은 서울에서는 쿠팡이츠가 배민의 점유율을 따라 잡았거나, 이미 소폭 뛰어 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업계에 정통한 한 내부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에서 쿠팡이츠의 약진이 대단히 주목받고 있다"며 "자체적인 조사에 따르면,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 지역에서 쿠팡이츠 점유율이 배민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쿠팡이츠가 배민을 위협할 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이 손꼽힌다.

 

쿠팡이츠는 작년 3월부터 쿠팡의 월정액제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음식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이라면 추가 요금 지불 없이 음식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무료 배달의 배송 방식은 인근의 다양한 배송지를 경유하는 방식으로, 한집 배달은 아니다.

 

쿠팡이츠는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이러한 무료 배달 혜택을 무제한 제공하는 한편 쿠폰 및 할인을 중복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세를 확장했다.

 

쿠팡이츠가 시작한 무료 배달 경쟁으로 업계에서는 '무한 출혈 경쟁'이 시작했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결론적으로 쿠팡이츠는 전국적으로 무료 배달을 확장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 "무료 배달 다음의 '한 방'"…쿠팡이츠, '배달 커머스' 본격 확대

 

음식 배달 시장에서 배민을 위협할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한 쿠팡이츠는 다음 먹거리로 배달 커머스 시장을 노리고 있다.

 

배민B마트를 필두로 배민이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이 시장에도 쿠팡이츠가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업계는 쿠팡이츠가 음식 배달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시장 장악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 미래 먹거리인 배달 커머스 시장에도 본격적인 투자 확대에 니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이츠는 올해 1분기부터 서울시 강남구에서 자사의 신규 배달 커머스 서비스인 '쇼핑'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쿠팡이츠가 과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 이전에 이 지역에서 시범 운영 기간을 가진 것과 유사한 수순이다.

 

쇼핑은 다수의 전자 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과 같이 다양한 업체가 자율적으로 입점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재 이 서비스에서는 꽃, 반려용품을 비롯한 과일, 정육, 문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현재까지는 주로 소규모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이 운영하는 매장들이 입점해 있다.

 

배민B마트와 같은 도심형 유통센터(PPC) 기반 직매입 배달 커머스 서비스도 2021년부터 송파구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구체적인 PPC 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쿠팡이츠는 이 지역에서 도심형 물류센터(MFC)를 운영하며 물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이츠마트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기에 앞서 쇼핑탭 확장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쟁사인 배민B마트와 같이 주요 대형마트, 편의점,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입점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가 이와 같은 전망을 내놓는 배경으로는 PPC 확보가 거론된다. 당장 쿠팡이츠가 이츠마트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확장한다고 해도, 상품 보관의 거점이 되는 PPC의 수가 경쟁사 대비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배민은 서울시·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은 물론 부산시·대구시·울산시 등 주요 광역시에 일찍이 70여곳의 MFC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전주시 등 일부 비수도권 도시에도 이를 운영하고 있다.

 

배민은 배민B마트의 서비스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2019년 이전부터 PPC 부지 확보와 건립을 위한 노력을 해왔으며, 이러한 지속적인 투자 결과로 배달 커머스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쿠팡이츠가 현재 열세에 있는 PPC 수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에 걸친 쿠팡 풀필먼트센터(CFC)를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를 기반으로 자사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중심으로 배달 커머스 사업을 확대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PPC를 확보할 수 없다면 쿠팡이츠 입장에서 쿠팡이 보유하고 있는 CFC가 굉장히 매력적인 선택지로 될 것"이라며 "퀵 커머스(배달 커머스)라는 배송 형태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미 택배 배송이 이뤄지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하면 경제적인 측면이나, 서비스 확장성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쿠팡이츠가 배달 커머스 사업을 확대할 적기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물류업을 전공한 서울 내 대학의 한 교수는 "쿠팡이츠는 배달 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해 모회사(쿠팡)의 물류 인프라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유리한 면이 있다"며 "특히 CFC가 전국적으로 이미 자리하고 있고, 추가로 건설되고 있다는 점은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달 커머스의 경우 기존의 쿠팡 풀필먼트와는 다른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쿠팡의 막대한 자본력을 고려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음식 배달 시장에서의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한 지금이 배달 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할 최적의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단체의 한 전문가도 "쿠팡이츠가 쿠팡이라는 든든한 '후견인'을 두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음식 배달 시장만으로는 배달 플랫폼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 어렵다"며 "쿠팡이 확보한 다양한 입점업체와 물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쿠팡이츠에도 이들이 입점하도록 유도한다면,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래 배달 플랫폼 시장은 어떤 플랫폼이 어느 입점업체를 미리 선점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경쟁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커머스 업계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쿠팡의 전략적 노하우를 활용할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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