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국산 화장품이 틱톡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의 입소문을 타고 미국내 주요 유통업체의 상품 진열대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성장세에 반해 우려감도 공존하는 분위기다.
즉 단일 플랫폼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가 야기할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에 국내 뷰티업계는 단일 플랫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브랜드 경쟁력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콘텐츠 개발 및 오프라인 접점 확대 등 보다 균형 잡힌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2일 CNBC가 인용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닐슨IQ 분석에 따르면 올해 미국시장 내에서 K뷰티의 매출 전망치는 20억 달러(약 2조9천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무려 37%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 규모다.
이 같은 고성장 전망의 배경으로 틱톡과 같은 SNS에서의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이 꼽히고 있다. CNBC가 인용한 퍼스널케어인사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K뷰티 소비자의 약 4분의 3이 MZ세대로, 이들은 틱톡을 중심으로 제품 정보를 탐색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K뷰티가 특정 플랫폼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드 암브로시아 닐슨IQ 부사장은 "단일 플랫폼에 성장이 집중돼 있을 때 추천 알고리즘 변경이 하룻밤 사이 제품 노출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동안 우리는 플랫폼들이 추천 알고리즘을 수정할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봐왔다"고 전했다.
이 같은 우려에 국내 뷰티업계는 단일 플랫폼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브랜드 경쟁력·콘텐츠·오프라인 접점 확대 등 균형 잡힌 성장 전략을 모색 중이다.
글로벌 뷰티 기업 에이피알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K뷰티 브랜드들의 공통점으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기반을 꼽았다.
온라인 자사몰 운영을 중심으로 SNS·콘텐츠 마케팅 등 판매와 홍보의 대부분을 온라인 환경에서 전개하는 일부 브랜드들이 시장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 브랜드들의 주요 특징은 해외시장 진출 시에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공간 및 비용적 제약이 덜하다는 장점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 소비자들의 온라인 중심의 구매 행태에도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온라인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SNS 바이럴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소비자 피로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선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에이피알의 경우 이 같은 흐름에 기존 온라인 중심의 전략에서 더 나아가 오프라인 접점 확대와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한 관계자는 "당사는 지난 10월 미국 뉴욕에서 메디큐브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같은 기간 뉴욕 타임스퀘어에 옥외 광고를 집행하는 등 현지 소비자와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며 "또한 기업부설연구소와 뷰티 디바이스 R&D 조직을 기반으로 제품 효능 검증·신제품 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도 "미국 시장 내 SNS 중심의 K뷰티 성장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특정 플랫폼에 대한 과도한 의존 보다 제품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운영, 콘텐츠 중심 브랜딩을 병행해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K뷰티 브랜드를 사용하는 주요 소비자층이 정보를 습득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공간이 SNS 플랫폼에 집중돼 있어, 브랜드 입장에서는 실제 고객들이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고 그들과 교감할 수 있는 접점인 SNS 채널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지나친 SNS 바이럴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피로도를 높여 오히려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줄 수도 있는 만큼,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 SNS 바이럴 마케팅 이상으로 고객들과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마케팅 방식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뷰티업계 관계자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마케팅 툴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중이 한 채널로 치우치면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특정 채널에서 문제가 생기면 브랜드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고객 접점과 소통 채널을 폭 넓게 확보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