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 "승부수"...창립 '70년' 애경그룹, 모 기업 애경산업과 "결별"

등록 2025.09.17 08:00:01 수정 2025.09.17 08:00:11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애경그룹, 창립 70년 만에 모태 계열사인 애경산업 매각 결정
AK홀딩스, 부채 4조원 상회·부채비율 300% 급등...재무악화
제주항공, 역대 최대 매출에도 환율 여파로 영업이익 '반토막'
애경케미칼, 매출 1조6천억원 달성에도 영업이익 66% '급감'
AK플라자, 유통 불황 직격탄…순손실 573억원으로 적자 확대
중부CC 매각에 이어 애경산업까지…재무구조 개선에 총력
항공·화학 등 주력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매각 자금 활용 전망

 

【 청년일보 】 애경그룹이 창립 이후 70여 년간 모태 역할을 해온 애경산업을 매각한다. 마련된 자금은 재무 구조 개선과 항공·화학 등 주력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는 애경산업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태광산업,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거래 대상은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약 63%이며, 매각 금액은 4천억원 후반대로 알려졌다. 본계약은 빠르면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애경산업은 '2080', '케라시스', '에이지투웨니스(AGE 20's)', '루나' 등으로 잘 알려진 생활용품 및 화장품 회사다. 한때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함께 '국내 빅3 화장품 회사'로 불렸지만, 최근 성장세가 둔화됐다.

 

애경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6천791억원, 영업이익은 474억원에 그쳤고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9%, 49%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애경그룹은 애경산업을 비롯해 제주항공(항공), 애경케미칼(석유화학), AK플라자(유통) 등 네 가지 축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다. 매출 규모로는 제주항공(2조원)과 애경케미칼(1조6천억원)이 그룹의 핵심을 담당한다.

 

 

하지만 애경그룹의 재무 상황은 빠르게 악화됐다. 지주사 AK홀딩스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4조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2020년 228.8%에서 지난해 328.7%로 급등했다. 업계에서 적정 수준으로 보는 20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AK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4천883억원, 영업이익 1천303억원, 당기순손실 1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1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3.3% 급감해 반토막 났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주력 계열사인 제주항공도 흔들렸다. 해외여행 수요 회복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1조9천358억원)을 기록했지만, 고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800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52.9% 급감했다.

 

애경케미칼 역시 지난해 1조6천422억원의 매출 기록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6% 감소한 15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통 계열사인 AK플라자도 오프라인 유통업 부진과 대형사와의 경쟁 심화로 지난해 58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전년(440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앞서 애경그룹은 애경케미칼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골프장 중부CC를 지난달 더시에나그룹에 매각해 약 2천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잇따른 자산 매각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핵심 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 마련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번 애경산업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항공·화학·유통 부문에서의 체질 개선과 미래의 성장동력 마련에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항공은 노선 확대와 신형 항공기 B737-8 도입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운항 가능 시간이 기존 6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어나 운항 가능 지역이 확대되면서, 신규 노선도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일본·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애경케미칼은 고성장 유망 산업의 핵심 소재 양산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 특히 나트륨이온배터리(SIB)용 고성능 하드카본을 국내 최초로 양산할 계획이며,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 성장에 따른 SIB 수요증대로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77.6% 고성장이 전망된다.


아울러 아라미드 섬유 핵심 원료인 TPC(Terephthaloyl Chloride)를 국내 최초로 상업화해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해당 원료는 전기차, 통신, 방위산업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며, 2036년까지 연평균 8.1% 성장세가 예측된다.


AK플라자는 패션 MD 강화, 체질 개선, 고정비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주력할 방침이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애경그룹은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이번 애경산업의 최종 매각 일정과 거래대금을 포함한 세부사항은 계약 절차 및 이해관계자 협의에 따라 다소 변동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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