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국민성장펀드 참여 금융기관의 투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손실 발생 시 제재를 면제하는 ‘면책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책금융 확대와 민간 금융기관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면책 특례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6일 면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국민성장펀드 투·융자에 참여하는 금융기관의 출자 및 융자 업무에 면책을 부여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금융기관이 투자 과정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기관과 임직원에 대한 제재가 면제된다.
면책 특례는 국민성장펀드의 직접 투자에 공동 출자하는 경우를 비롯해 정책성 펀드에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첨단전략산업 관련 인프라 투자·융자, 저리 공동대출 등 금융기관의 출자·융자 업무 전반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금융기관의 사후 검사 및 제재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손실 우려를 줄여 금융기관 참여를 확대하려는 취지”라며 “정책금융과 생산적 금융 공급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면책 특례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면책이라는 개념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손실이 나도 CEO 임기를 보장해 주는 건지, 담당자가 계속 근무할 수 있게 해주는 건지, 배상 책임만 면제되는 것인지 구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 손실에 의사결정을 한 사람이 회사에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겠느냐”며 “제재 면제가 조직 내부 평가나 인사에서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대출이나 투자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담당자나 의사결정자가 인사상 불이익이나 승진 제한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면책 특례가 도입돼도 투자 의사결정의 근본적 유인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말하는 면책은 결국 검사 강도를 조금 완화하겠다는 신호 정도로 받아들여진다”며 “본질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회사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이 금융회사를 여전히 ‘관리 대상 산업’으로 보는 시각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 기업은 투자 실패 시 스스로 책임을 지는 구조인데, 당국이 면책을 해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관리 중심의 시각에서 나온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도 긍정적 평가도 존재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업무 추진 과정에서 과도한 책임 부담을 줄이는 신호라는 점에서는 일정 부분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다.
금융권 전반에서는 면책 특례만으로 모험자본 공급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회사 의사결정의 핵심 기준은 여전히 수익성과 손실 책임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면책 특례 조치는 금융기관 참여를 촉진하는 정책적 신호로는 의미가 있으나, 근본적인 투자 유인 변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