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배송 차량. [사진=쿠팡]](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2904275481_8e5073.jpg)
【 청년일보 】 고물가 지속 및 내수 침체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업업계에서 쿠팡만이 독보적인 성과를 올리며 독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1극 체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제기하면서도, 경쟁사들 역시 건전한 시장 경쟁 환경 구축을 위해 분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계는 지속되고 있는 경제 불황과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자 확보와 이익 창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업종을 불문하고, 거의 모든 기업들이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촉발된 정치적 불안정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업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특히 이 중에서도 일상 소비재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업종 중 하나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이하 이커머스)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토로가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온라인 쇼핑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이 압도적인 장악력을 과시하는 가운데, G마켓과 11번가 등 국내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을 비롯한 기타 기업들이 잔여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형태다.
같은 곳의 ‘온라인 쇼핑 업종 주요 10개 기업 월간 카드 결제금액’에 따르면, 작년 11월 쿠팡을 포함한 월간 카드 결제액은 5조5천283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금액은 쿠팡을 제외할 경우 2조3천850억원으로 급감하게 된다.
이어 작년 12월 전체 월간 카드 결제액(쿠팡 포함)은 5조3천71억원으로 감소한 가운데, 쿠팡을 제외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의 결제액은 2조726억원에 그쳤다.
이와 같은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올해 1월 기준 월간 카드 결제액 5조297억원 중 쿠팡을 제외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결제가 이뤄진 금액은 1조9천360억원으로 내려 앉았고, 2월에는 4조6천618억원 중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 금액은 1조6천791억원에 불과했다.
3월 전체 카드 결제액은 4조9천995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쿠팡을 제외한 기업에서 결제한 금액은 1조7천773억원에 그쳤다.
특히, 올해 3월을 기준으로 쿠팡의 월간 카드 결제 금액 점유율은 더욱 압도적이다. 쿠팡은 이 기간 전체 월간 카드 결제 금액 중 58%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G마켓과 11번가는 각각 9%와 7%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쿠팡은 업종별 월간 카드 결제 금액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이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재구매율'에서도 경쟁사 대비 높은 수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쿠팡은 80%에 달하는 재구매율을 보였다. 반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 11번가와 G마켓은 각각 약 40%의 재구매율에 그쳤다. 1위 업체와 2, 3위 업체 간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와우 멤버십'을 앞세운 소비자 록인(Lock-in) 효과가 점차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특히 쿠팡이 독보적인 자체 배송 역량으로 소비자 이탈을 방지하고,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업계에 정통한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쿠팡은 2010년 설립 이후 자체 배송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왔다"라며 "그로 인해 사업 초기 큰 재정적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와우 멤버십 회원이라는 고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며 안정된 매출 구조를 이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쿠팡은 현재에도 이른바 '쿠세권(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을 전국 지방 단위로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에 기반한 미래 지향적 투자 현황을 보았을 때 꽤 긴 시간 동안 업계의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은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실제 쿠팡은 오는 2027년까지 3조원 이상을 쿠팡 물류센터 건립 등에 투자해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 다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쿠팡은 단순히 배송 서비스뿐만 아니라, 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기타 서비스를 연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가 이탈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경제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소 비용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일부 전문가는 쿠팡을 제외한 나머지 경쟁사들이 보다 획기적이고 실천적인 전략을 통해 쿠팡을 견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한 주요 경제단체 전문가는 "어떤 시장이든 특정 기업이 시장 패러다임 전체를 주도하는 형국은 공정한 시장 경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특정 기업이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경우 언제든지 독과점 관련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특히 무형의 서비스를 다루는 온라인 기반 기업이 시장을 장악할 경우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기업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일 경우 경쟁사들이 추격 자체를 포기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시장 내 경쟁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위해서라도 쿠팡 외 경쟁사들이 보다 분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현재는 쿠팡이 와우 멤버십을 통해 소비자에게 가격 대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면서도 "다만, 이 멤버십은 회사 측에서 언제던지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늘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미 작년 8월 쿠팡이 와우 멤버십 월회비를 4천990원에서 7천890원으로 인상할 당시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지만, 이를 마땅히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어 소비자들이 곤혹스러운 경험을 하지 않았느냐"며 "소비자들의 폭넓은 선택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경쟁사들이 일정 분야에서 쿠팡에 대적할 수 있는 과감한 혁신과 구체적인 생존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