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 기반 마련"…반도체·배터리업계, 1분기 R&D '통 큰 투자'

등록 2025.05.16 09:06:19 수정 2025.05.16 09:06:19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 1분기 나란히 R&D 비용 확대
'초격차 기술' 수 차례 언급한 이재용…"선제적 R&D 필요"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도"…K-배터리, R&D 투자 비중 확대

 

【 청년일보 】 반도체·배터리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 1분기 연구개발(R&D) 투자를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확대하는 등 미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R&D 투자 비용으로 9조348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7조8천200억원) 대비 15.5%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 내에선 삼성전자의 이러한 R&D 투자 확대가 '초격차 기술'을 경쟁력의 핵심으로 본 이재용 회장의 전략적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평소 이재용 회장은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철저한 미래 준비를 강조해왔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1월에는 새해 첫 현장 경영 행보로 삼성의 글로벌 R&D 허브인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가운데 "새로운 기술 확보에 회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 있고,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난 3월 삼성다움 복원 세미나 중에는 임원들을 향해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강하게 질책하고 '사즉생(死卽生·죽으려 하면 살 것)'의 각오를 주문했던 만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R&D 투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보편적인 시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평상시 '기술 중심' 경영철학을 중시해온 만큼, 초격차 기술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에 힘입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마찬가지로 전년 동기 대비 R&D 투자가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R&D 투자 비용으로 1조5천440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 1분기 투자금인 1조1천90억원과 비교할 때 39.2%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반도체 불황으로 2023년 7조7천억원의 연간 적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R&D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실제 2023년도에 SK하이닉스는 R&D 투자 비용으로만 4조1천884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도 4조9천53억원보다 7천억원 넘게 줄어든 수치이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으로 따지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2023년 매출은 32조7천657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은 12.8%에 이른다.

 

지난해 R&D 투자 비용은 4조9천544억원으로, 전년 대비 8천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실제 이러한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R&D 투자 확대로 SK하이닉스는 HBM3E(5세대), 온디바이스 AI용 낸드 솔루션 ZUFS 4.0 개발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앞으로도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기술적 절대우위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R&D 투자를 지속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터리 3사의 경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및 공장 가동률 저하의 '이중고'를 겪고 있음에도,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류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ESS(에너지저장장치)를 키우기 위해 올 1분기 R&D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우선 국내 배터리 업계 '맏형' 격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전날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가동률은 전년 동기 대비 6.3% 하락한 51.1%였다. 

 

그럼에도 R&D 투자 비용은 전년 동기(2천534억원) 대비 540억원 증가한 3천74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투자금은 BMS(배터리관리시스템), 차세대 원통형 전지, 전력저장용 ESS 전지 등에 대한 기술 개발을 위해 사용됐다. 

 

삼성SDI의 에너지솔루션 부문 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 76%에서 올 1분기 32%로 급감했다. R&D 투자 비용은 3천570억원으로, 전년 동기(3천373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투자비는 EV용 고용량·고에너지밀도 전지, UPS용 고출력 ESS 모듈 개발비로 투입됐다. 

 

이밖에 SK온의 공장 가동률은 전년 동기 대비 25.9% 하락한 43.6%였다. R&D 투자 비용은 776억원으로, 전년 동기(703억원) 대비 73억원 증가했다. 투자비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및 ESS 개발 등에 쓰였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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