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NH농협금융지주(이하 농협금융지주)가 주요 계열사의 핵심 임원을 대폭 교체하며 고강도 인적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반복된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미흡을 둘러싼 책임 강화 요구가 높아지면서, 기존 관행을 걷어내고 전문성과 현장 경험 중심의 인사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4일 농협은행·농협생명·농협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에서 부사장·부행장·본부장급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2명, 농협은행 부행장 10명 및 지역본부장 11명, 농협생명 부사장 2명·부사장보 1명, 농협손보 부사장 2명 등이 새롭게 선임됐다. 신임 임원들의 임기는 2025년 1월 1일부로 시작된다.
이번 조치는 앞서 농협중앙회가 집행간부 절반 이상을 교체한 강도 높은 구조개편과 연결된다. 승진·보직 순번을 중시하던 관행을 탈피하고,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집행간부까지 포함해 대폭 물갈이했다는 점에서 농협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 의지를 드러낸다.
농협금융지주에서는 인사와 리스크 관리를 두루 거친 인물들이 전면 배치됐다. 임도곤 신임 부사장은 농협금융지주 인사·기획·준법 조직과 중앙회 인사·리스크 부서를 거쳐 현장 경험을 갖춘 인사 전문가다. 홍순옥 신임 부사장은 ALM과 리스크관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전략 통(通)으로 꼽힌다.
농협은행은 부행장급 10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며 사실상 전면 재편에 나섰다. 디지털 플랫폼과 데이터 전략을 총괄한 김주식 부행장, 여신심사·기업금융·퇴직연금 등 전방위 경험을 가진 민병도 부행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각 도 단위 거점에도 부사장급 인재들이 배치되며 현장 중심 조직 운영 강화 의지가 반영됐다.
특히 내부통제 강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준법감시 경험이 풍부한 박현동 부행장이 새롭게 중용된 점도 눈에 띈다. 자산관리(WM) 분야 강화 차원에서 박현주 부행장이 기용됐고, 정동훤·정태영 부행장이 디지털·보안 부문의 투톱 체제로 비대면·핀테크·정보보호 경쟁력을 맡는다.
보험 부문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농협생명은 카드·농식품 투자·지역사회공헌 경험을 가진 김민자 부사장, 전략·대외협력에 정통한 박종탁 부사장을 새롭게 선임했다. 생명보험 운용·내부관리에 강점을 가진 이완진 경영지원부장이 부사장보로 승진했다.
농협손해보험에서는 제주 지역에 밝은 고우일 부사장과 자산운용 전문가 서현성 부사장이 투톱으로 포진했다. 농업·농촌 특화 보험과 장기보험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현장과 운용’ 조합이라는 분석이다.
농협 관계자는 “현장 요구와 사업성과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인사”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와 책임경영 체계를 통해 조직 체질 개선과 디지털 금융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농협금융이 내부통제 강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라는 과제를 토대로 한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