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버티고', 마트·이커머스는 '흔들'…롯데쇼핑, 지난해 4분기 장사 '선방'

등록 2026.02.03 08:00:02 수정 2026.02.03 08:00:19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백화점 사업부, 소비 양극화 지속 '수혜'…VIP·2030 동시 공략 성공
마트·슈퍼, 오카도 협업으로 투자 지출 지속…"사업 실효성 제고해야"
이커머스, 명확한 '테마' 부재 속 혼선…"트위즈 중심 사업 재편 필요"
"롯데쇼핑, 4분기도 외면 성장 지속 전망…장기적 관점서 현구조 위험"

 

【 청년일보 】 롯데쇼핑이 백화점 사업부의 선전 속 작년 4분기 긍정적인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백화점 사업부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마트·슈퍼 사업부와 이커머스 사업부는 부진한 실적으로 롯데쇼핑의 여전한 '난제'로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6일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유통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한 해 마지막 분기의 결과를 조만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롯데쇼핑은 다양한 유통 사업을 동시에 전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실적을 통해 단순히 롯데쇼핑뿐만 아니라, 국내 유통업계의 현황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이 작년 4분기 실적 호조를 전망하고 있다.

 

먼저 LS증권은 롯데쇼핑이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각각 3조4천819억원과 2천163억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9%, 45.1%씩 증가한 수치다.

 

NH투자증권 역시 롯데쇼핑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이 이 시기 매출 3조5천847억원과 영업이익 2천5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시기 대비 각각 3.1%, 74.8%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소폭 차이는 존재하지만, 주요 증권사들이 모두 롯데쇼핑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도 이와 유사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롯데쇼핑은 작년 4분기 시장의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면서 "예상보다 뛰어난 백화점 사업부의 활약이 이와 같은 성장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백화점 사업부가 롯데쇼핑 내 여타 사업부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전체 사업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늘 백화점 사업부가 다른 사업부를 견인하는 형국을 취했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평년보다 더욱 심화됐다는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올해 지속적인 성과를 도출하며 롯데쇼핑의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1분기 매출 7천753억원과 영업이익 1천2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2024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9%나 급증했다. 2분기 역시 호조세는 이어졌다. 롯데백화점의 2분기 매출은 7천862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2.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7% 증가한 632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도 롯데백화점의 분투가 이어졌다. 롯데백화점은 이 시기 매출 7천343억원과 영업이익 79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7%, 9%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누적 영업이익도 2천707억원에 달했다.

 

롯데백화점의 성과는 주요 매장별 매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작년 3조3천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시기 대비 8.0%의 신장률을 보여줬다. 또한 본점 역시 2조1천86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백화점 점포 매출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백화점이 이와 같은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로 소비 양극화로 인한 백화점 업계 호황을 거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 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수요가 백화점으로 더욱 집중되면서 전체적인 백화점 업계에는 때아닌 호황이 찾아왔다"며 "내수 위축 등으로 국내 유통 시장이 어려운 와중에도 프리미엄 시장 수요는 유지를 넘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롯데백화점도 이와 같은 트렌드에 따라 동반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롯데백화점의 차별화된 성장 전략 역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백화점 본관은 '취향형 소비', 에비뉴엘은 '프리미엄 쇼핑 경험', 롯데월드몰은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고객에 집중하는 특화 리뉴얼'이 소비자들의 쇼핑 취향을 정조준했고, 이러한 전략은 각각 VIP·2030 세대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롯데백화점이 롯데쇼핑의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가운데, 마트·슈퍼를 포함한 그로서리 사업부와 이커머스 사업부는 연달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마트·슈퍼를 포함한 그로서리 사업부는 1분기 매출 1조3천235억원과 영업이익 99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 73.4% 감소한 수치다. 2분기에는 1조2천542억원의 매출을 거둔 가운데, 453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적자세로 돌아섰다.

 

3분기의 경우 1조3천35억원의 매출을 올린 한편, 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지만 전년 같은 시기 대비 각각 8.8%, 85.1% 급감했다.

 

롯데마트·슈퍼가 이처럼 부진한 성적을 거둔 주요 원인으로는 영국 리테일 기업 오카도(Ocado)와의 협업으로 인한 확대 지출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마트·슈퍼는 유통업계의 선진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지닌 오카도와의 협업으로 쿠팡 등 경쟁사 대비 열세로 평가받는 물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2023년 말부터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자동화 고객풀필먼트센터(CFC)를 건설하고 있다.

 

또한, 롯데마트는 약 1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전국 각지에 6개의 CFC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롯데마트·슈퍼는 CFC를 통해 확보한 유통 물류 역량을 작년 4월 출시한 '제타(ZETTA)'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소비자향 서비스로 구성해 점진적으로 선보인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롯데마트·슈퍼 사업부는 오카도와의 협업과 CFC 건설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의 유통 물류 역량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 롯데마트·슈퍼 사업부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경우가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현재 즉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택배사와의 협업 등을 선택한 타 유통업체와 달리 자체적인 역량 증강을 통해 미래의 유통 물류 역량을 확보하는 길을 선택했다"며 "과거 쿠팡이 수많은 자본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건설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공하기 시작한 '로켓배송' 서비스로 크게 성장한 사례를 '축소한 버전'으로 따라잡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방식이 실제로 성공했을 경우 롯데마트는 타 대형마트 대비 신뢰성과 수준 높은 유통 물류 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되고, 이는 곧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 자체가 사양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롯데마트가 이 시기까지 막대한 투자로 인한 부담을 감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운영하고 있는 이커머스 사업부의 경우 사정은 더욱 비관적이다.

 

작년 1분기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238억원과 224억원이었다. 2분기 역시 매출은 266억원을 기록했지만 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세를 지속했다. 3분기에도 이커머스 사업부는 226억원의 매출과 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롯데쇼핑의 '아픈 손가락'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업계는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가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는 이유로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 전략 부재를 거론하고 있다. 타 이커머스 플랫폼이 특정 테마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거듭하거나 적자 폭을 크게 줄여나가는 동안, 롯데온은 소비자들에게 명확한 '테마'를 제시하는 데 실패했고, 이에 대한 결과가 실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 롯데온은 작년 8월에 들어서야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뷰티 탐색 앱인 '트위즈'를 출시하며 롯데온의 구매 시스템 등을 해당 앱과 연동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이 아닌 2030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패션'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롯데온 측의 포부였다.

 

한 업계 종사자는 "명확한 강점이나 차별화 지점이 없는 이커머스 플랫폼은 치열한 업계 경쟁에서 '생존' 자체를 추구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쿠팡의 경우 '빠른 배송', SSG닷컴의 경우 '프리미엄 상품' 등을 내세우며 소비자를 향한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는 사이, 롯데온은 이와 같은 경쟁에서 다소 뒤처졌다는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롯데온이 영업손실 폭을 줄이고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작년 론칭한 트위즈에 기반한 트렌디한 패션 상품 기획으로 젊은 소비층에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롯데마트·슈퍼를 포함한 그로서리 사업부와 이커머스 사업부의 부진 속에서도 롯데쇼핑이 4분기 외면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소비 양극화로 인한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롯데백화점의 실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지, 개선됨에 따라 롯데쇼핑은 작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롯데백화점이 VIP, 2030 소비자를 동시에 공략하고자 했던 전략이 적중했고, 연말 쇼핑 성수기라는 호재도 작용했기 때문에 시장의 전망보다 더 높은 수치의 실적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편으로 마트·슈퍼, 이커머스 사업부의 실적이 중장기적으로도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면, 롯데쇼핑은 큰 어려움에 직면할 개연성이 높다"라며 "특히 이커머스 사업부의 경우 마트·슈퍼 사업부와 같이 장기적 비전에 대해 실제 투자를 진행하거나 계획을 제시한 바가 전무한 만큼, 현실적이고 단기적인 수익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최근 롯데쇼핑은 백화점 사업부가 혈혈단신으로 실적 방어를 하고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유통업계의 혹한기라는 업황 자체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경쟁사 대비 여타 사업부가 지속적이고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온·오프라인 사업을 동시에 병행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입장에서는 사업부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미래 전략을 수립할지, 아니면 사업부별 특성과 독립성을 강화한 개별적 생존 전략을 강화할지를 명확히 선택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롯데쇼핑이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는 사례를 상기하고, 앞으로의 전략 수립에 더 면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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