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축구가 만나 탄생한 '아이콘매치'…박정무 넥슨 부사장 "게임 경험, 상상을 넘어 현실로 확장"

등록 2025.09.19 19:57:09 수정 2025.09.19 19:57:09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레전드 선수들의 귀환…"게임과 현실의 경계 허물다"
선수 섭외부터 팬 교감까지…비하인드 스토리 공개
단순 이벤트 아닌 글로벌 문화…축구-게임 동반성장

 

【 청년일보 】 "다음엔 어떤 매치로 돌아올까요?"

 

지난 13일과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매치'의 대형 현수막에 적힌 이 문구는 행사에 참여한 수만 명의 팬들과 전 세계 온라인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넥슨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한 '아이콘매치'는 단순한 축구 경기를 넘어, 게임과 스포츠가 결합해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의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은 전설적인 선수들의 귀환, 팬들과의 교감, 그리고 게임과 현실을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로 가득했다.

 

19일 박정무 넥슨 사업부사장은 게임의 경험을 확장한다는 것은 넥슨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두 번째 연속 흥행에는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지 직접 설명했다.

 

 

◆ "아이콘매치, 게임과 축구 팬 모두의 축제"

 

넥슨이 '아이콘매치'를 연속 개최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왜 게임 회사가 이런 대형 축구 이벤트를 여느냐"였다. 박정무 부사장은 이에 대해 분명한 철학을 밝혔다.

 

그는 "'아이콘매치'는 단순히 게임 홍보나 매출 증가를 목표로 한 이벤트가 아니다"며 "넥슨이 'FC 온라인'과 'FC 모바일'을 오랜 시간 서비스하면서 이용자분들께 받은 사랑과 성원에 보답하고자 한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용자분들이 '아이콘매치'에 보내주신 성원, 현장에서의 함성, 그리고 경기 후 남겨진 영상 조회수와 댓글 하나하나까지 모두 넥슨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그것 자체가 우리에겐 소중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넥슨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과 현실 축구를 이어왔다. 유소년 축구 지원, 유명 감독과의 예능 콘텐츠 제작, 팬 참여형 캠페인 등이다.

 

박 부사장은 이를 "축구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동시에 게임도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 강화된 라인업과 '아이콘매치 클래스'

 

지난해 '아이콘매치'가 피구, 드로그바, 퍼디난드 등 축구 레전드들의 경기로 화제를 모았다면, 올해는 한층 더 강화된 라인업이 팬들을 열광케 했다.

 

박 부사장은 "올해는 제라드, 베일, 호나우지뉴 같은 이름만 들어도 전율이 이는 선수들이 합류했다. 여기에 아르센 벵거와 라파엘 베니테스 같은 세계적인 명장들이 직접 감독으로 참여하면서 무게감을 더했다"며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의 맞대결은 팬들에게 작년보다 더 큰 감동을 주었다"고 말했다.

 

흥행의 또 다른 요인은 '아이콘매치 클래스'였다. 실제 경기 결과와 팬들의 응원이 게임 속 선수 능력치에 반영되는 시스템이다. 박 부사장은 이를 "현실과 게임을 연결하는 장치"라고 소개했다.

 

그는 "단순히 경기를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팬들의 응원과 경기 결과가 곧바로 게임 플레이에 반영된다"며 "'쇼앤프루브'와 '팬 부스트' 시스템을 통해 팬들은 현실의 열정이 게임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더 깊은 몰입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 "호나우지뉴, 가장 어려운 섭외였지만 가장 값진 순간"

 

팬들이 가장 놀란 순간은 호나우지뉴, 제라드, 베일 등 슈퍼스타들이 실제 서울에 등장한 장면이었다. 어떻게 이들이 섭외될 수 있었을까? 박 부사장은 숨겨진 비하인드를 풀어놓았다.

 

그는 "호나우지뉴 선수는 섭외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다"며 "한국에서 비슷한 이벤트가 무산된 경험도 있었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다. 결국 실무진을 직접 브라질로 파견해 협상을 진행했고, 신뢰를 쌓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실제로 한국에 도착해 그라운드에 서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며 "그러나 막상 경기장에서 팬들과 호흡하는 모습을 보니 모든 노력이 보상받는 듯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피레스 섭외였다. 박 부사장은 "리베리 선수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게 되면서 공백이 생겼다"며 "급하게 라인업을 다시 검토했고, 피레스 선수와의 협상이 단 4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그가 이미 아이콘매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 팬과 선수의 교감, 축구 이상의 순간…"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축제"

 

아이콘매치가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닌 문화적 사건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팬과 선수의 교감'에 있다. 박 부사장은 가장 잊지 못할 장면으로 제라드와 한 팬의 만남을 꼽았다.

 

그는 "하프타임 이벤트에서 리버풀 8번 유니폼을 입은 팬이 그라운드에 올라와 제라드를 만났다"며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감동적인 순간"이라고 전했다.

 

이어 "팬은 눈물을 흘렸고, 경기장 전체가 뜨거운 감동으로 물들었다"며 "이 장면은 아이콘매치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아이콘매치는 단순히 한국 팬들만의 축제가 아니었다. 태국, 베트남 등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260만명이 넘는 글로벌 팬들이 경기를 관람했다.

 

관련해 박 부사장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한국에 모여 수만 명의 팬 앞에서 뛰는 모습을 본 것은 전례 없는 경험이었다"며 "넥슨이 한국에서 이런 무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글로벌 팬들에게도 충격이었다. 이는 한국의 게임 산업과 스포츠 문화 역량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제라드, 베일, 벵거 감독 등은 한국 팬들의 열정적인 환영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박 부사장은 "한국을 축구와 게임을 사랑하는 나라로 기억하게 됐다"는 소감을 남겼다.

 

 

◆ "아이콘매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밖에도 내년 개최 여부를 묻자 박 부사장은 신중하게 답했다.

 

박 부사장은 "올해는 지난해 아쉬움 때문에 더 큰 욕심을 냈다"면서도 "아직 내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기에 지금은 그 여운을 즐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팬들이 원한다면, 또 다른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무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콘매치는 게임과 축구의 경계를 허물며, '경기를 보는 경험'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확장하는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수많은 레전드들의 재회, 팬과의 교감, 그리고 현실과 게임의 실시간 연결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새로운 문화 현상을 만들어냈다.

 

박 부사장의 말처럼, 아이콘매치는 게임 회사가 만들어낸 하나의 '꿈의 무대'이자, 전 세계 팬들에게 한국이 글로벌 문화의 중심지임을 알린 상징적 장면으로 기록될 것으로 기대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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