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외식기업들이 단순 해외 진출을 넘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한류 확산과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발판으로 해외 매장 수가 4천600개를 넘어섰다.
다만, 식재료 수급과 현지 규제 장벽 등 구조적인 과제도 함께 부각되면서 브랜드 현지화 수준, 공급망 안정성, 규제 대응 역량 등이 성패를 가르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5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12월 국내 외식기업 4천15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2개 기업이 해외에 진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진출 브랜드 수는 139개, 점포 수는 4천644개로 56개 국가에 진출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최대 진출국으로 나타났다. 총 56개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 진출해 가장 많았으며, 베트남(43개), 중국(35개), 일본(33개), 필리핀(31개)이 뒤를 이었다.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분야별 핵심 시장을 축으로 해외 확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등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GRS는 동남아와 미국을 핵심축으로 해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GRS의 한 관계자는 "K-푸드와 K-컬처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롯데리아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는 흐름에 맞춰 베트남을 거점으로 현지 파트너사와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GRS는 미국 시장 내 프랜차이즈 매장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증대를 꼽았다.
롯데GRS 측은 "미국은 K-푸드와 컬처, 스포츠 스타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장"이라며 "영토 규모가 넓어 브랜드가 시장 내에서 안정화될 경우 매장 수 확대에 유리한 구조라는 점도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최근 외식업계에서 특정 국가가 선호 시장으로 꼽히는 흐름과 관련해서는 일률적인 기준보다는 시장 잠재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시장 형태와 도시 개발 현황, 인구 소득 수준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사업 영역별로 선호 국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해외 사업에서의 애로사항으로는 공급업체 소싱이 지목됐다.
롯데GRS는 "해외 진출 초기에는 현지 공급업체를 찾는 과정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현지 공급업체 물색, 국내에서 현지로 수출, 현지 공장 설립 등 다양한 방식 중 운영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 물류망을 구축하고, 해당 부분에 대한 안정화가 이뤄져야 외형 확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제품 품질 유지와 관련해서는 현지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향후 물류 인프라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한국에서 판매하는 메뉴와 동일한 메뉴와 함께 현지 특화 메뉴를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의 맛을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진출 국가의 식문화를 반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에 설립한 물류 자회사 '베트남 F&G'의 현지 납품사를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근 동남아 국가로의 물류 공급 역할을 키워 글로벌 K-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8월 오픈한 롯데리아 미국 1호점의 현지 브랜딩을 강화하고 2호점 오픈 준비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더본코리아는 한류 확산으로 인해 한식 소비층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요리 프로그램 등 한류 콘텐츠 영향으로 한국 외식 브랜드에 대한 해외 관심이 높아졌고, 현지 반응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면서도 "국내 성공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현지 식문화와 소비 환경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류 확산으로 비아시안 소비자층까지 수요가 확대됐고, 외식비 상승 흐름 속에서 분식·간편식 등 가성비 한식 메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확장 중인 매장은 아시안 계열 운영 비중이 높고 대도시 중심인 만큼,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출 선호 국가로는 동남아시아, 대만, 호주 등이 꼽혔다. 북미 역시 성장을 거듭하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류 친화도가 높을수록 한식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사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식재료 수급 문제가 공통적으로 지목됐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신선 식재료는 현지 조달이 가능하지만, 간장·된장 등 핵심 소스류는 수출 규제와 인증 절차가 까다롭다"며 "일부 국가는 수출 전용 레시피 개발이 필요해 비용 부담이나 맛의 미세한 차이가 발생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법·제도 장벽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더본코리아 측은 북미 시장의 가맹사업 관련 규제, 특히 정보공개서(FDD) 요건이 엄격해 전문적인 법률 검토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고 토로했다.
업체 측은 "이로 인해 마스터 프랜차이즈(MF)나 조인트벤처(JV) 방식 진출이 일반적"이라며 "식품 수출 규제가 엄격한 국가의 경우 생산 공장 인증과 물류 시스템 구축도 주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공공기관 지원과 관련해서는 초기 진출 단계에서의 법률·세무·물류·인허가 비용 부담 완화가 가장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관세 정책 개선과 연구개발(R&D), 시장조사 지원 역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미국·중국·일본을 핵심 전략 국가로 보고 있으며, 해당 국가에는 지사 설립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은 K-커피를 중심으로 맛과 가격 경쟁력을 현지에 맞게 보완할 계획이고, 중국은 K-BBQ를 비롯해 한식, 분식, 음료·디저트를 한 공간에서 선보이는 TBK(The Born Korea) 통합 브랜드 모델로 확장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외에도 한류 선호도가 높은 대만·태국·호주 등은 MF 방식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교민 시장을 넘어 현지인 고객 비중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며 "이에 따라 현지 파트너사들과의 협력 논의도 이전보다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K-콘텐츠로 한식의 위상이 높아지고, 건강하고 힙한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한국 음식이 단순히 호기심을 넘어 일상적인 외식 메뉴로 자리 잡은 점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OTT 등 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K-푸드 위상과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며 "실제 해외 매장에서도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실제 한국 메뉴에 대해 자세히 알고 방문하는 현지 고객들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