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성장'에 제동 걸리나…쿠팡, '4060' 핵심소비층 이탈 현실화

등록 2026.03.20 08:00:04 수정 2026.03.20 08:01:22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개인정보 유출, 부적절 행보로 MAU·결제액 동반 감소
'소비력 핵심' 4060 세대 소비자 이탈…매출 기반 '흔들'
업계 "플랫폼 신뢰 붕괴, 중장기적으로 영향 끼칠 것"
"탈팡 장기화"…핵심 소비층, 대체 플랫폼 본격 이동

 

【 청년일보 】 창사 이래 지속돼 온 쿠팡의 '로켓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핵심 소비층의 이탈 조짐이 보이면서 이용자 수와 결제 규모가 동시에 감소하는 등 구조적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업계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플랫폼 신뢰도 붕괴'에 기인한 지속적 여파로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팡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12월 3천484만명에서 지난 2월 3천364만명으로 두 달 만에 약 120만명 감소했다.

 

결제 규모 감소는 더욱 확연하다. 같은 기간 월간 카드 결제 추정액은 4조4천735억원에서 4조220억원으로 약 10% 줄어들며 약 4천500억원 이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구매 여력이 높은 '핵심 소비층'의 이탈이다. 실제 40~60대 중장년층의 결제 감소액은 전체 감소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지목되고 있다. 당시 약 3천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비자 신뢰에 적잖은 악영향을 끼쳤다.

 

이후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명의 도용, 부정 결제 등 2차 피해 우려까지 제기되며 불안감이 확산됐다는 점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쿠팡의 후속 대처 과정에서 다소 부적절한 행보와 노동 문제까지 겹치면서 논란이 확산된 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쿠팡의 매출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즉 일반적으로 주로 이용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쉽게 변경하지 않는 4060세대 소비자가 이동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한 지 약 4개월 이상이 흐른 시점에서 이와 같은 통계가 집계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일시적으로 소비자 이탈이 발생했을 경우 그 여파는 전자상거래(이하 이커머스) 업계에서 1~2개월 수준에서 그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규정되는 단기적 여파의 지속 기간이 끝나가는 무렵에도 이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쿠팡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상당히 저하됐고 여전히 이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쿠팡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다시 전환하는 데 상당한 비용을 소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경쟁력은 빠른 배송과 가격이었지만 이번 사태는 '신뢰'라는 보다 근본적인 요소를 건드렸다"며 "4060세대 등 주력 충성 고객층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일시적 이탈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의 주력 수익 모델인 '와우 멤버십' 회원의 감소 추이를 확인해야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소비자들의 고착된 인식을 변화시키기 어려운 이커머스 업계의 특성상 이 여파가 실제 회원 수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실제 쿠팡의 고전 속 경쟁 이커머스 플랫폼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의 가장 유력한 경쟁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28일까지 62만건의 신규 설치 건수를 기록하며 쇼핑 부문 1위를 기록했고 이달 기준 누적 설치 수는 1천29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은 2024년 대비 26.2% 상승한 3조6천884억원으로 나타났고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같은 시기 대비 10% 증가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G마켓과 SSG닷컴의 MAU와 신규 앱 설치 건수도 증가 추이에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G마켓의 MAU는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했고 SSG닷컴은 같은 시기 17.9% 상승했다.

 

신규 앱 설치 건수의 경우 SSG닷컴은 신규 멤버십 '쓱세븐클럽' 출시의 영향으로 74% 급증했고 G마켓은 14.7% 늘었다. 반면 쿠팡은 이 시기 되려 32.1%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계 일각에서는 4060세대의 소비층 이탈 현상이 과거 사례를 찾기 어려운 특징적인 현상이라면서 '탈팡'이 업계의 예상보다 소비자의 소비 행태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4060 세대는 온라인,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함께 병행해 이용하는 소비층이라는 점에서 쿠팡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경로가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젊은 세대의 트렌디한 소비 경향보다는 안정적인 소비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소비 패턴을 유지할 수 있는 채널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4060 세대의 경우 국가에 대한 순응도가 여타 세대보다 일정 부분 높다는 점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사태에서 쿠팡이 본질적으로 미국 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소비자의 인식에 반하는 다양한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이로 인한 신뢰도 저하가 4060 소비자들의 이동을 부추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4060 소비자의 경우 전 세대 중에서도 소비가 가장 왕성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며 "즉 이들 세대는 일반적으로 육아에 진입하거나 어느 정도 가정을 궤도에 올린 '패밀리 라이프 사이클'의 단계에 진입한 소비력이 높은 세대"라고 전했다.

 

이어 "이들 세대에게 탈팡이라는 현상은 단순히 사회적 현상에 따라 즉석해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4060 소비자는 자신의 주력 소비 채널을 쉽게 변경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이탈 현상은 이들 세대가 지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대응 방식을 지켜보며 실망의 감정을 넘어서 대체 플랫폼을 실질적으로 탐색해왔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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