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유통家…"수익 극대화에 집중"

등록 2024.04.08 08:59:50 수정 2024.04.08 10:08:59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희망퇴직부터 비용 효율화 위한 아이디어 제안 등 시행

 

【 청년일보 】 유통업계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나섰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아이디어 소통 게시판 '아이디어GO(고)'를 운영 중이다. 임직원이 점포 현장이나 본사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업무 또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창구다. 아이디어가 채택돼 실제 성과로 이어지면 제안자에게 포상금이 지급된다. 

 

지난해에만 900건 이상의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 가운데 100건 가량이 현장에 적용됐다. 계산대 영수증 용지 낭비 개선 아이디어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전에는 계산대 영수증 용지가 2.4m(약 10회분) 가량 남았을 때 용지 교체 알람이 표기돼 잔여 용지가 버려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한 점포 직원이 영수증 용지를 모두 사용했을 때 교체 알람을 하도록 바꾸자고 제안했고 지난해 초 이를 전 점포에서 시행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약 1천500㎞ 길이, 2만2천회 분량의 용지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연 3천만원이다. 

 

롯데마트가 이렇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장에 적용해 절감한 비용은 지난해에만 약 100억원에 이른다. 

 

신세계그룹 계열 온라인 플랫폼 SSG닷컴(쓱닷컴)도 2019년 새벽배송을 위한 재사용 보랭가방 '알비백'을 도입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온라인 주문 시 함께 제공되던 종이 주문확인서를 모바일로 전환해 지난해 기준 4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봤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다음 달 1일부로 바로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바로배송은 롯데온 내 롯데마트몰에서 장보기 상품을 구매하면 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전국 8개 점포에서 운영해 왔다. 그동안 운영 점포를 점차 줄여오다 이번에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롯데온은 2022년 4월 새벽배송 서비스도 중단한 바 있다. 

 

롯데온은 배송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당일배송과 예약배송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롯데그룹 유통사업군의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롯데온은 매년 1천억원 안팎의 손실을 내면서 누적 적자가 5천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사상 첫 연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마트도 부진한 사업을 접거나 개편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반려동물용품·서비스 전문 매장인 몰리스는 외부 전문점 수를 축소하는 대신 이마트 점포 내 반려동물용품 구색을 강화한 '미니몰리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개편이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몰리스 전문점은 36개에서 25개로 준 반면에 미니몰리스 매장은 100여개로 늘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내 골프 전문 매장도 정리하고 있다. 현재까지 10여개 골프 전문 매장을 없애고 일반 스포츠 매장에서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골프 전문 매장이 빠진 공간은 매출과 효율이 높은 다른 상품 매장으로 리뉴얼 중이다. 

 

이마트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시행해온 도수 치료비 지원도 최근 중단했다. 대부분이 실손보험을 통해 보험 혜택을 받는 만큼 불필요한 의료비 지원으로 판단한 것이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연간 50억원 안팎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이마트는 창립 31년 만에 처음으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전사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도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조금이나마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현재까지는 고연봉자 신청이 부진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희망퇴직 신청 기한을 이달 12일에서 17일까지로 닷새 연장하고 자녀 학자금 혜택을 추가하는 등 임직원의 호응을 얻으려 애쓰고 있다. 아울러 신청자 수가 기대에 못 미치면 2차 희망퇴직도 준비할 계획이다. 

 

11번가도 인건비 부담을 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차 희망퇴직 프로그램에 이어 지난달에는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또한 물류센터 용역을 없애고 일부 내부 인력을 전환 배치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목표한 오픈마켓 영업손익의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비용 최소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가장 먼저 인건비 절감에 나선 것이다.

 

GS리테일은 더 나아가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를 재구성하고 있다. 

 

지난해 인테리어·문구 전문 온라인 쇼핑몰 텐바이텐 지분을 전량 매각한 데 이어 GS더프레시 온라인몰 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것이다. 

 

GS리테일은 이와 함께 매년 정례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지속적인 인력 운영의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비용 절감은 적자 구조에 갇힌 기업에 특히 체감 효과가 크다. 컬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컬리는 지난해 인건비 40억원, 광고선전비 222억원, 운반비 65억원, 포장비 99억원 등 모두 477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판매관리비 절감액만 315억원에 이른다. 이를 통해 지난해 영업손실을 전년 대비 40% 줄였다. 

 

이를 토대로 올해 1분기는 2015년 창립 이후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까지 바라보고 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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