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여름은 피부가 가장 많은 변화를 겪는 계절입니다. 강한 햇볕과 높은 습도, 그리고 잦은 땀 분비는 피부 건강에 적신호를 보냅니다.
많은 분들이 여름철 피부에 생기는 반점이나 얼룩을 단순히 햇볕에 오래 노출되어 생긴 색소침착이나 선탠 자국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피부과 진료실에서는 이와 같은 증상이 사실은 곰팡이균이 원인인 '어루러기'인 경우를 흔히 접하게 됩니다.
어루러기는 피부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곰팡이균(말라세지아 균)이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더운 날씨와 땀이 많은 환경은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여름철에 환자가 크게 증가하지요.
주로 목, 어깨, 가슴, 등과 같이 피지 분비가 왕성하고 통풍이 잘 되지 않는 부위에 잘 생기며, 하얀색 혹은 갈색의 작은 반점으로 시작해 점차 넓어집니다. 이 반점들은 서로 합쳐지며 피부톤을 얼룩덜룩하게 만들고, 햇빛에 탄 부위와 대비되면서 더욱 도드라져 보이기도 합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처음에는 단순한 햇볕 자국 혹은 색소침착으로 생각해 방치하다가 병원을 찾습니다. 하지만 어루러기는 곰팡이균 감염이므로 단순히 시간이 지나거나 미백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가렵지 않은 경우도 많아 "불편하지 않으니 괜찮겠지"하고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방치하면 반복적으로 재발하고 범위가 넓어져 치료가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어루러기의 치료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피부과에서는 주로 항진균제 연고를 사용하며, 범위가 넓거나 재발이 잦은 경우 먹는 항진균제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치료를 받으면 반점은 빠르게 호전되지만, 이미 색소가 변화한 부분은 정상 피부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환자분들이 "약을 써도 바로 낫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곰팡이는 죽었지만 피부의 색소 회복에는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과 생활습관 관리입니다. 땀을 흘린 뒤에는 바로 샤워하고 피부를 건조하게 유지해야 하며,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땀과 습기가 차기 쉬운 부위를 청결히 관리하는 습관은 어루러기의 재발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피부에 생긴 반점이 단순히 미용상의 문제로 보이더라도 그 원인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자외선에 의한 색소침착일 수도 있지만 곰팡이에 의한 어루러기일 가능성 역시 높습니다. 따라서 여름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피부 반점은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피부 건강은 단순히 외모의 문제를 넘어 삶의 질과도 직결됩니다. 반복적인 피부 질환으로 인한 불편함은 자신감 저하와 스트레스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작은 변화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여름철 피부 반점, 단순한 햇볕 자국이 아닌 곰팡이가 만든 '어루러기'일 수 있습니다. 방심하지 말고 올바른 치료와 관리로 건강한 피부를 지켜내시기 바랍니다.
글 / 김덕규(닥터킨베인 병원장)
㈜ 제론셀베인 대표이사
닥터킨베인 피부과의원 대표원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전문의
대한 피부 레이저 학회 공보이사
연세대 세브란스 에스테틱연구회 정회원
PDRN 항염재생치의학연구회 (치주염 치료와 재생) 정회원
대한 미용성형학회 정회원
대한 미용웰빙학회 정회원
대한 비만학회 정회원
대한 비타민 연구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