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맑고 건강한 피부를 꿈꾸는 이들에게 피부 트러블과 염증은 단순한 미용의 문제가 아니다. 반복되는 붉은기, 여드름, 건조함, 예민함은 삶의 질까지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에만 집중한 나머지, 우리는 종종 피부 문제의 근본 원인을 간과하곤 한다. 그 중심에는 '활성산소'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이 있다.
활성산소는 우리 몸의 대사 활동이나 외부 자극에 의해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산소 분자의 일종이다. 적정 수준의 활성산소는 면역 기능을 돕고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방어체계의 일환으로 작용하지만,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오히려 몸속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는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다. 피부도 예외는 아니다. 외부 자극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피부는 자외선, 미세먼지, 스트레스, 불균형한 식습관, 수면 부족 등의 요인에 의해 활성산소의 집중 공격을 받는다.
피부 속 활성산소가 증가하면 콜라겐과 엘라스틴 같은 주요 구조 단백질이 손상되고, 세포막이 파괴되며, 면역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피부 장벽을 약화시키고 염증 반응을 촉진시켜, 결국 여드름이나 아토피, 홍조, 각종 트러블로 이어진다. 특히 트러블이 한 번 생기고 나면 쉽게 재발하거나 만성화되기 쉬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활성산소는 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남기고, 회복 과정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피부과학계에서는 이처럼 활성산소가 염증성 피부 질환의 발현과 악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피지 분비나 세균 번식만을 억제하는 기존 치료법만으로는 부족하며, 피부 내부의 산화 환경을 바로잡는 항산화 치료나 항산화 라이프스타일이 병행되어야 보다 근본적인 피부 건강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단, 충분한 수면, 꾸준한 운동과 같은 생활 습관 개선은 물론, 피부 외용제로는 비타민C, E, 코엔자임Q10, 녹차추출물 등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이 추천되고 있다. 다만 항산화 성분도 피부 타입과 현재 상태에 맞게 적절히 선택해야 하며,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의 피부는 생각보다 섬세하고 복잡한 시스템 위에 존재한다. 그리고 그 피부 속 균형을 무너뜨리는 가장 교묘한 침입자 중 하나가 바로 과잉 활성산소다.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 트러블은 단지 신호일 뿐이다. 그 신호에 귀 기울이고, 피부 내부의 건강까지 돌보는 관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선 원인을 바로 알고, 피부와 몸을 아우르는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 활성산소의 역습은 막을 수 있다. 당신의 피부는 다시 숨쉴 수 있다.
글 / 김덕규(닥터킨베인 병원장)
㈜ 제론셀베인 대표이사
닥터킨베인 피부과의원 대표원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전문의
대한 피부 레이저 학회 공보이사
연세대 세브란스 에스테틱연구회 정회원
PDRN 항염재생치의학연구회 (치주염 치료와 재생) 정회원
대한 미용성형학회 정회원
대한 미용웰빙학회 정회원
대한 비만학회 정회원
대한 비타민 연구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