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준 프리미엄' 급부상…백화점업계, '틈새시장' 공략 박차

등록 2025.11.25 08:00:01 수정 2025.11.25 08:00:13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기존 '프리미엄 백화점' 아닌 실험적 '신규 포맷'…비수도권 지역 도입
롯데·신세계·현대, 각각 프리미엄·가성비 결합 준프리미엄 매장 '출사표'
"2030세대·가족 단위 고객 겨냥"…"업계 불황에 가성비 매장 도입 확산"

 

【 청년일보 】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며 백화점 업계가 준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 형식을 적극 개발해 어려운 경제 환경 속 틈새 수요를 공략하고 수익 다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백화점 업체들은 기존 일반 백화점 매장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포맷의 점포를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혹은 가성비 제품으로 소비가 양극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러한 현상 와중에도 적정한 수준의 소비로 쇼핑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도 분명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이들에게 부합할 수 있는 매장을 제공하기 위해 업계가 노력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 업체는 잇따라 차별화 된 매장을 선보이며 준 프리미엄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기존 롯데백화점 수원점을 리뉴얼한 '타임빌라스'를 필두로 이들 소비자를 위한 쇼핑 공간을 마련했다.

 

타임빌라스는 롯데백화점이 축적한 유통 역량과 쇼핑의 미래 가치를 결집한 새로운 쇼핑 플랫폼이다.

 

수원에 위치한 1호점은 백화점과 쇼핑몰의 강점을 결합한 '컨버전스형 프리미엄 쇼핑몰'로 백화점이 가진 프리미엄 테넌트와 서비스를 쇼핑몰에 적용하고, 쇼핑몰이 가지는 다양성을 백화점에도 반영했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MZ 세대와 가족 단위 고객의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해 F&B 구역인 '다이닝 에비뉴'를 적극 확장한 게 강점으로, 오픈 당시 2주 만에 10만여명의 고객이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달 오픈 1주년을 맞이한 타임빌라스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 긍정적 성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리뉴얼 공사 시작 전인 2022년 대비 타임빌라스 수원 우수고객(Avenuel)의 매출은 두 배 가량 증가했다.

 

또한, 신규 고객도 크게 증가했는데, 특히 2030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MZ 세대 타겟 쇼핑몰 컨텐츠의 효과를 입증하며 미래 고객 확보에도 성공했다고 업체 측은 강조한다.

 

롯데백화점은 각각 올해 말과 내년을 목표로 현재 군산과 송도, 수성 지역에 타임빌라스의 추가 오픈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국내 최초 '쇼핑 테마파크' 개념을 도입한 지역 커뮤니티형 쇼핑 고간 '스타필드 빌리지' 1호점을 파주에 공식 오픈했다.

 

1호점은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 핵심에 위치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으로, 오는 12월 5일 오픈한다.

 

스타필드 빌리지는 그간 스타필드를 개발·운영하며 쌓은 노하우에 커뮤니티 기능을 더한 신규 브랜드다

 

고객들이 도보권 안에서 선망하던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일상의 습관'이라는 콘셉트 아래, 쇼핑·미식·여가·취향·교류를 아우르는 감도 높은 콘텐츠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고 업체 측은 설명한다.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은 여가·교육·패션·식음 등 도보 생활권에 최적화된 카테고리를 구성하고, ▲교육과 놀이를 결합한 키즈 특화 시설 ▲지역민의 커뮤니티 공간 ▲데일리 취미·자기 계발 서비스 ▲고품격 웰니스 프로그램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도입해 세분화된 지역민 니즈를 밀도 높게 구현했다는 게 특징이다.

 

주요 매장으로는 '아우디', '어반플랜트', '아티장베이커스', '무신사 스탠다드(1월 오픈)', '무인양품', '샤오미' 등과 함께 K-패션, F&B, 라이프스타일까지 트렌디한 브랜드들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신세계프라퍼티는 그간 '뎌 샵스 앳 센터필드', '스타필드 에비뉴' 등 다양한 형태의 준프리미엄 매장 공간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공략해 왔다.

 

 

현대백화점은 비수도권 점포 리뉴얼 통해 '커넥트현대'를 선보이고 있다.

 

커넥트현대는 '사람, 장소, 문화를 연결하는 플레이그라운드'를 표방하며, 현대백화점이 새롭게 제시하는 지역 특화 도심형 복합 쇼핑몰 개념이다.

 

백화점의 프리미엄과 아울렛의 가성비, 미술관의 문화·예술 체험 등 다양한 업태의 강점이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는 게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은 작년 9월 부산 동구에서 커넥트현대를 최초 오픈했다. 당시 커넥트현대에는 최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물론 부산의 특색을 살린 로컬 콘텐츠 등 총 24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섰다.

 

구체적으로는 ▲문화·체험형 테넌트 시설 ▲MZ타깃 인기 브랜드 ▲부산 로컬 콘텐츠 ▲정상·이월 상품 복합 매장 등 각 층별로 특색 있는 공간과 브랜드 등이으로 구성됐다.

 

특히, 커넥트현대는 MZ세대를 겨냥해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전시·체험형 문화 예술공간을 곳곳에 배치했으며, 이들 세대로부터 인기가 높은 F&B 매장을 입점시켰다는 것 역시 특징이다.

 

커넥트현대는 현재 부산과 청주 지역에서 운영 중에 있다.

 

이처럼 주요 백화점 업체들이 각각 준 프리미엄 매장을 선보이는 이유로는 지속되고 있는 고물가 현상이 거론된다.

 

실제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82(2020년=100 기준)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다.

 

10월 지수는 전월(120.54)보다 0.2% 올랐고, 9월에도 8월보다 0.4% 올랐으니 두달 연속 오름세다. 지난해 10월보다는 1.5%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와 수입물가지수를 결합해 산출하는 10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125.18로 전월(124.11)보다 0.9% 증가했다. 작년 4월(1.0%) 이후 1년 6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제 상황에 맞물려 준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한 백화점 업계의 노력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백화점의 태생 자체가 프리미엄 시장 지분을 두고 경쟁하는 데서 기인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려는 시장의 노력은 그간 지속돼 왔다"며 "다만, 그렇기에 이러한 시장은 현재도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미엄 시장은 경제의 변곡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것이 특징이지만, 그만큼 극적으로 상승하지 않는다는 특성도 있다"면서 "백화점 업체 입장에서는 틈새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 준 프리미엄·가성비 시장을 공략하려는 노력을 전개하는 게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화점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져오면서도 구성 자체는 아울렛·준대형 쇼핑몰의 형태를 차용하며 실질적 소비 부담을 낮추는 형태의 매장 형태가 한동안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업계(IB)의 한 전문가도 "최근 부진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백화점 업계의 입장에서도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모색하는 게 더 합리적인 전략일 것"이라며 "특히 매출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에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도입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추후에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일부 매장에서도 이러한 형태의 매장이 도입될 수도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소비자는 점차 감소하고, 그만큼 '프리미엄 시장'을 찾는 이들도 자연스레 축소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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