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엔씨소프트가 '과거의 영광'을 넘어 '미래 경쟁력'을 꾀함으로써 게임 산업의 다음 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변화와 도전의 연속 속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쌓아 올인 엔씨소프트는 올해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성장과 사업 다각화의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1997년 설립 이후 '리니지' 시리즈를 중심으로 국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을 주도해 왔다. 최근에는 신작 IP 확장과 글로벌 공략, 내부 개발 체계 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이라는 과제를 본격적으로 수행해왔다.
지난해 한 해는 그 변화의 성과가 가시화된 시기였고, 올해는 그 성과들이 실적으로 구현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성과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재도약의 기반을 다진 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1분기 3천603억원, 2분기 매출 3천824억원, 3분기 매출 3천600억원 등 견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기존 게임들의 견조한 매출과 함께 신규 IP 출시 준비 등 미래 성장을 위한 기틀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1분기에는 해외와 로열티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37%를 차지하며 글로벌 수익 비중이 확대되는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하반기 출시한 기대작 아이온2(AION2)의 시장 반응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월 19일 한국과 대만에 아이온2를 정식 출시하며 사전 예약과 콘텐츠 공개 과정에서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었다.
시장 기대가 현실화되면서 출시 후 일주일간 생성된 캐릭터 수는 250만개를 넘었고,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도 150만명을 상회하는 등 안정적인 성과 지표를 달성했으며, 특히 지난 6일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에서는 아이온2 운영진이 직접 출연해 출시 후 6주 만에 누적 매출 1천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NH투자증권은 아이온2의 출시 효과로 올해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이 약 2조1천70억원, 영업이익은 3천322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상향하기도 했다.
아이온2는 단순한 후속작이 아니라 엔씨소프트가 MMORPG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보여줄 시험대다. 기존 P2W(pay-to-win) 중심의 BM(수익모델)을 탈피해 멤버십 패스와 외형 꾸미기 중심의 BM을 채택하면서 글로벌 이용자 기반 확대와 장기적인 매출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이는 게임 산업 패러다임이 단순 과금 중심에서 커뮤니티 형성과 지속적 유입 강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엔씨소프트의 대응 전략으로서 의미 있는 변화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의 또 다른 중요한 성과는 IP 다각화와 개발 체계 혁신이 꼽힌다. 오랜 기간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등 MMORPG 중심으로 성장해 온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모바일 캐주얼 게임 부문 진출을 목표로 모바일 캐주얼 디비전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장르와 이용자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슈터 및 애니메이션 스타일 게임에 특화된 개발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장르 확장과 글로벌 대응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내부 구조 측면에서도 엔씨소프트는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재편을 추진해왔다. 지난 2024년부터 이어진 조직 슬림화와 역량 중심의 스튜디오 독립 모델 도입은 지난해에도 지속되면서 개발 속도와 품질 향상을 위한 기반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은 장기적으로 엔씨소프트가 새로운 IP 개발 주기를 단축하고,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니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대내외 성과에 대한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주가 측면에서는 아이온2 출시에 대한 기대감과 신작 라인업 확장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보였으며, 투자 리서치 기관들은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아이온2가 국내 앱스토어 1위 게임들의 초기 일매출 수준과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은 엔씨소프트가 다시 한 번 글로벌 흥행작을 배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듯 지난해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친 엔씨소프트는 올해 글로벌 확장과 IP 확장 전략이라는 성장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신더시티' 등 다수의 신작을 올해 연이어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기존 리니지M 및 리니지2M 등의 IP를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확산시키면서 글로벌 매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스타 2025에서 공개한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도 함께 거론된다. 글로벌 흥행 IP인 '호라이즌'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이 작품은 올해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시연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른 올해 전략의 축은 장르 다변화와 플랫폼 확장이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캐주얼 시장뿐만 아니라 콘솔 및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액션 및 슈터 장르 등 다양한 라인업 확장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MMORPG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이용자층을 확보해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향이다. 이러한 사업 다각화는 수익 구조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기술 혁신 측면에서도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AI)과 그래픽 기술 등의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통한 고성능 GPU 파트너십과 차세대 렌더링 기술 채택은 새로운 게임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 나아가 개발 파이프라인에 AI를 적용해 콘텐츠 제작 효율을 높이고, 이용자 경험을 개인화하는 기술 도입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제시했던 올해 매출 2조~2조5천억원 달성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전략의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아이온2의 글로벌 안착, 다수 신작의 성공적인 론칭, 그리고 IP 기반의 구조적 글로벌 확장이 이루어졌을 때, 엔씨소프트가 다시 한 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게임사로 자리매김하게 할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게임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면서 "올해는 엔씨소프트에게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