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순항 속 노사갈등 '난기류'…5월 총파업 암초에 '끌탕'

등록 2026.03.21 08:00:02 수정 2026.03.21 08:00:14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조합원 찬반 투표 찬성률 93.1%…노조, 합법적 쟁의권 확보
"반도체 슈퍼사이클 탔는데"…총파업 예정에 생산 차질 우려

 

【 청년일보 】 반도체 슈퍼사이클 훈풍에 올라탄 삼성전자가 대형 악재를 맞닥뜨렸다. 수개월간 진행된 2026년 임금교섭이 최종 결렬되면서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한 것이다.

 

재계 내에선 파업이 강행될 경우, 24시간 가동이 필수적인 반도체 라인의 특성상 생산 차질은 물론, 기술적 우위를 다지기 위한 중장기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내다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 3개 노조(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전국삼성전자노조·삼성전자노조동행)가 결성한 '공동투쟁본부'가 이달 9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3.1%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번 투표에는 3개 노조 재적 조합원 약 9만 명 가운데 6만6천19명이 참여해 73.5%의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이 중 6만1천45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거머쥐게 됐으며, 오는 5월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성과급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간의 시각차가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노조는 임금교섭의 핵심 요구 사항으로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화와 상한제 폐지, 7% 수준의 임금 인상을 제안했다.

 

사측은 노조의 성과급 제도 투명화 요구에 따라 OPI(초과이익성과급) 재원을 'EVA(경제적부가가치)의 20%' 또는 '영업이익의 10%' 중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임금 인상률 6.2%와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및 장기 근속 휴가 확대 등 처우 개선안을 내놨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경우,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를 추가 지급하는 특별 포상안도 제안하며 접점을 모색했다.

 

그러나 노조는 OPI 지급에 있어 사업부 간 차등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본급 인상 요구를 하향하면서도 OPI 상한 폐지 요구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사측은 상한선을 폐지할 경우 성과 달성이 어려운 사업부 구성원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을 이유로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협상은 끝내 최종 결렬됐다.

 

공동투쟁본부 관계자는 "조합원이 부여한 쟁의권과 이번 투표 결과를 동력 삼아 사측을 단계적으로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이 단행된다면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으로,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역대 두 번째 파업으로 기록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자칫 회사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 전략에 차질을 빚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9일 삼성전자는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메모리, 파운드리, 선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 설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겠다"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업계 내 확고한 위상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초격차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테슬라와 애플 같은 굵직한 빅테크 업체들로부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확보, 지난달엔 HBM4(6세대)를 업계 최초로 양산 출하해 엔비디아 공급망에 합류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성과급이 촉발한 노사 내부 갈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은 고조되는 양상이다. 특히 공동투쟁본부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초기업노조의 경우, 전체 조합원 중 DS 부문 소속이 약 70%에 달한다. 이 같은 인력 구조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가동률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는 핵심 요인이다.

 

또 다른 일각에선 반도체 업황 부진기였던 2024년 당시와 달리, 올해는 반도체 호황기라는 점에서 파업의 파급력은 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더욱이 적기 공급이 핵심 경쟁력인 상황에서 인력이 이탈할 경우, 실질적인 공정 차질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 관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파업이 가져올 타격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물량 공급이 적기에 이뤄지지 못할 경우 신뢰를 저하시키는 건 물론, 기술 경쟁력 확보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35길 4-8, 5층(당산동4가, 청년일보빌딩)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회장 : 김희태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국장 : 안정훈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