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하늘의 별이 된 문빈…연예인은 왜 슬플까?

등록 2023.05.13 11:00:00 수정 2023.05.13 11:00:03
청년서포터즈 6기 양해인 haein20040531@gmail.com

 

【 청년일보 】 최근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아스트로 문빈이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경찰에 따르면 매니저가 문빈과 연락이 닿지 않아 자택에 방문했다가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판타지오는 같은 달 20일 "문빈이 갑작스럽게 우리의 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됐다"며 "문빈을 응원해 주시고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께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항상 예쁘게 웃는 얼굴로 팬들을 무대에서 맞아주던 문빈의 자살 소식은 다른 사례보다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대중들은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연예 활동을 해오던 문빈을 지켜봐 왔기에, 그를 밝고 건강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렇기에 그가 자살할 것이라고 그 누구도 상상조차도 못했다. 하지만 비보가 전해진 후에야 그가 생전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정황이 밝혀졌다.


보건 사회과학적 측면에서 자살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이고, 특히 연예인 자살은 그 파급효과로 인해 시사하는 메시지가 상당하다. 최근엔 연예인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대중들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의 평소와 다른 모습에 많이 놀라곤 한다. TV에서 유쾌한 성격이나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많은 사람들을 웃게 해주던 모습과 달리,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인한 자신의 아픔을 고백한다. 그렇다면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사는 연예인은 왜 이렇게 슬플까?


◆ 매일 평가를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 - 공적 자의식


'공적 자의식'이란 외부에 보여지는 나에게 집중하는 것으로 공적 자의식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이 남에게 보여지고 있다고 믿고 타인의 평가나 반응에 민감하다.


문빈은 스스로 기억하지 못할 어린 나이부터 키즈모델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고, 2006년 동방신기의 '풍선' 뮤직비디오에 꼬마 동방신기로 출현했다. 그 후 '꽃보다 남자'에서 김범의 아역으로 출연해 꽃다운 미모를 한번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이렇듯 어린 시절부터 아역으로 연예계 활동을 활발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높은 공적 자의식을 가지게 됐을 것이다.


◆ 슬퍼도 웃어야 했던 사람들 - 감정노동


문빈은 몇 년 전 한 패션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눈물을 보이며 숨겨왔던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그는 "앨범마다 고난과 역경이 있고 불안한 포인트가 있었다. 가수로서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지 못하면 좌절했다"면서 "연습생 8년, 데뷔 4년 차에 드디어 음악 방송 1위를 했을 때도 기쁘면서도 울컥한 이유가 그것이다. 가수는 늘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팬들에게 아프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예인의 노동 특성은 '감정 노동'이라고 할 수 있다. Hochschild는 감정노동을 조직이 요구하는 바람직한 감정 표현을 하기 위해 애쓰는 행위라고 정의 내렸다. 연예인의 감정노동과 직무스트레스 관계를 연구한 결과, 감정 노동 자체가 높은 직무스트레스의 요인임을 입증했다.


감정노동자인 연예인은 방송이 원하는 대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감정은 숨겨야 하고 이러한 감정의 불일치 상태에서 자신을 위선적이라고 생각하며 정체감 혼란을 겪는다. 이런 상황에서 연예인을 향한 유언비어나 악플은 그들의 심리적 우울을 더욱 높아지게 만든다.


◆ 부담스러울 만큼 큰 파급력 - 베르테르 효과


연예인의 기부 활동은 대중의 기부 참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가 있다. 연예인을 통한 홍보활동은 기업, 브랜드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연예인이 기부한 기부 단체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유명인이 극단적 선택을 할 경우 이를 모방하는 현상은 베르테르 효과 혹은 모방 자살 효과라고 한다.


연예인의 파급력은 대단히 높고 이에 따라 연예인들은 사람들에게 늘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에서 활동한 문빈은 오랜 시간 압박감을 받아 왔을지도 모른다.


항상 완벽한 모습으로 무대에서 빛을 내던 문빈의 마음 속에 숨겨진 슬픔을 발견했다. 그가 이미 세상을 떠났기에 너무 늦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앞으로 연예인들이 같은 고통을 겪지 않도록, 연예인도 우리와 같은 사람인 것을 생각하고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관계가 됐으면 한다.
 

 


【 청년서포터즈 6기 양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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