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못생겨도 괜찮아"…못난이 농산물의 반란

등록 2025.05.06 10:30:00 수정 2025.05.06 10:30:06
청년서포터즈 8기 이지연 jiyeon030207@khu.ac.kr

 

【 청년일보 】 내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물가는 올라간다는 사람들의 한탄이 최근 끊이질 않는다. 점점 오르는 과일 값에 마트에서 선뜻 과일을 사긴 쉽지 않다. 이러한 과일 값 상승의 주범은 다름 아닌 기후 변화다. 최근 4월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는 눈이 내린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반팔을 입을 정도로 무더위가 찾아왔다. 폭염, 폭설 등의 이상 기후 현상은 낯선 일이 아니라 일상이 되었다.

 

기후 변화는 농작물 생산은 물론, 원재료 수급과 운송 등 상품의 제작부터 유통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물가 상승을 야기한다. 이처럼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인플레이션 현상을 일컬어 ‘기후 플레이션(Climate-flation)’이라 부른다. 농작물처럼 날씨나 자연재해의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이 대표적인 사례다. 농작물 생산량이 감소와 품질 저하로 판매 가치가 있는 농작물 자체가 감소하며 이에 ‘프루트 플레이션(Fruit-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맛과 영양은 챙기되 가격 부담은 줄이고 싶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못난이 농산물’로 향하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이란 외관의 결함과 색깔, 형태를 모두 고려해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유통되지 않고 버려지는 농산물을 총칭한다. 못난이 농산물은 외관적 손상만 있을 뿐 맛은 동일하다.

 

실제로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못난이 사과와 판매용 사과의 당도와 산도는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으며 식감 또한 비슷한 수준이었다. 못난이 농산물은 시중 가격의 약 30% 저렴한 가격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판매되고 있어 가성비 있는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보기 좋은 과일이 맛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으로 많은 못난이 농산물이 식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버려지는 못난이 농산물은 약 18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썩는 과정에서 메탄가스 등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폐기물의 처리에는 약 6조원이 추가로 요구된다. 결국 버려지는 과일들은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로 이어져 다시 이상 기후를 불러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특히 올여름, 전국적인 집중호우가 예고되고 있는 만큼 농산물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더 많은 못난이 농산물이 버려지기 전 못난이 농산물 판매 및 소비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소비자의 지갑과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못난이 농산물은 이제 더 이상 대안이 아난 ‘가치소비’를 위한 현명한 선택지이다.
 


【 청년서포터즈 8기 이지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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