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포터즈 8기 이시헌 [동양대학교 간호학과 3학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2/art_1748509823836_46176c.jpg)
【 청년일보 】 "의료 인력은 충분한가?"
매일 아침, 병원의 복도는 분주하다. 간호사들은 스테이션에서 환자의 바이탈사인과 투약 일정을 체크하고, 의사들은 회진을 준비하며 숨 돌릴 틈 없이 움직인다. 그 속에서 실습생인 나도 조용히 뒤따른다. 그러나 실습 첫날부터 느꼈던 감정은 ‘설렘’보다도 ‘걱정’에 가까웠다. 이 복잡하고 빠른 시스템 안에 과연 나는, 그리고 우리는, 잘 적응할 수 있을까?
◆ 의료현장의 현실 : 빠듯한 인력과 과중한 업무
최근 여러 병원에서 간호사와 의사, 방사선사 등 다양한 직종의 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특히 지방 중소병원에서는 인력 공백으로 인해 병동이 폐쇄되거나, 남아있는 인력이 몇 배의 업무를 떠안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병원급 의료기관의 평균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는 OECD 평균을 크게 웃돈다. 즉, 간호사 한 명이 감당해야 하는 환자의 수가 많다는 뜻이다. 현장에서 근무 중인 한 간호사는 “시간당 투약과 처치를 동시에 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면 결국 환자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 실습, 그 이상의 의미
의료 인력의 부족은 단순히 인원수의 문제가 아니다. 적절한 교육을 받고,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인력이 배출되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실습 교육의 질이 그 핵심이다. 학생 입장에서 실습은 ‘현장 적응력’을 키우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병동에서 실제 환자와 마주하고, 수많은 변수 속에서 판단하는 경험은 어느 교과서에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다. 많은 병원이 코로나19 이후 실습생의 병동 출입을 제한했고, 그 여파로 실제 환자 간호보다는 ‘관찰’ 중심의 실습이 늘어났다. 어떤 학생은 “2주 동안 환자의 팔도 못 잡아보고 실습을 끝냈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으로 과연 신입 간호사가 바로 투입될 수 있을까?
◆ 교육과 실무의 간극 줄이기
현재 여러 대학교와 병원에서는 이러한 간극을 줄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센터를 활용하거나, 병원과의 협약을 통해 실습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필요한 건, ‘실습생도 하나의 학습자이자 예비 전문가’라는 인식의 전환이다.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조금 더 시간을 내어, 실습생에게 질문을 유도하고, 작은 처치라도 맡길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우리는 더 나은 의료인이 될 수 있다.
실습은 단순한 견학이 아니다. 그것은 곧 의료의 미래를 준비하는 ‘예행연습’이다. 지금 의료 현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속에서 우리 학생들도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준비에는 기회와 지지가 필요하다. 병원과 학교, 그리고 국가가 손을 맞잡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오늘의 실습생이 내일의 의료 현장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 청년서포터즈 8기 이시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