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포터즈 8기 임승연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2학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5/art_17504020447955_b2c507.jpg)
【 청년일보 】 물질적 자원의 결핍은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에 그치지 않는다. 빈곤은 인간의 기본적인 건강권과 존엄성을 위협한다. 그리고 빈곤은 여전히 한국 곳곳에 깊숙이 뿌리 박혀 있으며, 청년의 삶을 직접적으로 흔들고 있다.
빈곤이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물적 자원이 부족한 상태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이 기사에서는 절대적 빈곤 및 상대적 빈곤, 그리고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여력이 없는 상태를 빈곤이라고 칭한다.
균형 잡힌 세 끼를 제때 먹는 것은 건강의 기본이다. 그러나 2023년 2월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에 의하면 대학생 2천76명 중 95.1%가 물가 상승을 체감하고 식비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작년에 더욱 가파른 상승을 보인 물가로 인해 대학생들은 재정난을 겪으며 식비를 줄이고 아르바이트 시간을 늘리는 추세다.
이에 식비 절약을 위해 학식을 이용하는 대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2017년부터 1천원으로 아침 학식을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으나, 2025년 기준 전국 약 200개 대학교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또한, 대학별로 기부금과 동문회 모금으로 대부분의 학식 비용이 충당되기 때문에 학교 간 학식의 품질 격차는 상당하다. 새로 출범한 정부가 이러한 격차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작년, 필자의 대학교 게시판에 “식비 절감을 위해 매 끼니를 학식으로 해결한다. 하지만 학식은 주로 레토르트 형태로 고기를 제공하니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어렵다”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TBS 인터뷰에서 한 학생은 “아침으로 김밥만 제공하기보다는, 1천원 학식 메뉴의 다양성을 보장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종교적 신념, 건강상의 이유 등을 고려해 할랄식이나 채식 옵션이 마련된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건강한 식사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단가가 비교적 저렴한 식재료를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할 수밖에 없는 학교의 사정도 이해한다. 그럼에도 교내 식당은 학생들의 건강 수준 향상을 위해 음식의 영양 균형과 식단의 다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학교 밖에서도 빈곤은 우리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2021년도 KIRI 고령화 리뷰 제25호에 의하면, 65세 이상이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했고(28.4%), 5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미래세대위원 김혜미 위원은 여성보다 남성, 아동보다 50대가 온열질환에 더 취약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50대 가장들이 더운 날씨에도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야외 노동을 장시간하기 때문이다.
또한, 에너지 빈곤 여부는 온열질환 발생과 직결된다. 최하위 소득분위 등 에너지 취약 계층은 여름철 냉방 장치를 가동할 여력이 없어, 온열질환 발병률이 다른 분위의 4배를 웃돌았다.
이외에도 빈곤은 경제적 불안과 우울을 유발하여 정신 건강 악화 및 만성 질환의 증가로 이어진다. 주거 환경, 의료 접근성 등의 취약성은 개인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구조적 원인이 된다.
인류가 농경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빈부의 차이는 존재해 왔다. 부유층은 정제된 흰쌀밥에 고기를 곁들였고, 평민은 거친 곡식에 나물로 배를 채웠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빈곤은 여전히 식탁 위에서, 노동 현장에서, 그리고 건강의 격차로 드러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의료 보장성이 취약한 국민에게 보완적 서비스, 즉 SHI로 보장되지 않거나 환자의 부담 금액이 큰 의료 서비스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만큼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또한 빈곤층을 위한 보편적 의료 체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모든 국민이 계층과 상관없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선진국의 모습이 아닐까.
【 청년서포터즈 8기 임승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