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자궁경부암으로 유명한 HPV, 이제는 남성도 HPV 백신 맞아야

등록 2025.06.22 08:00:00 수정 2025.06.22 08:01:16
청년서포터즈 8기 손유빈 youbinson0120@gmail.com

 

【 청년일보 】 사람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은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백신이며, 우리나라 자궁경부암은 15~34세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높은 적극적인 접종이 요구된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omavirus, HPV)는 사마귀와 유두종의 원인 바이러스이며, HPV 16형과 18형 등은 악성 종양인 자궁경부암(Cervical Cancer)을 유발한다. HPV의 주요 전파 경로는 피부의 작은 상처나 점막을 통한 직접 접촉, 성행위, 신생아가 감염된 임신부의 산도를 통과하면서 엄마에게서 아기에게로 수직 감염이 있다. HPV 감염은 주로 성매개 감염병이며, 항문-생식기 사마귀(뾰족콘딜로마), 자궁경부암 등을 유발한다.

 

남성도 HPV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남성도 HPV 감염으로 질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HPV 백신이 예방하는 질병은 자궁경부암, 항문암, 외음부암, 질암, 생식기 사마귀 등이며, 남성도 HPV 감염으로 인한 질병을 겪을 수 있다. 최근에는 입인두암 등 두경부암을 중심으로 남성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HPV 감염의 주요 원인이 성관계이기 때문이다. 남성이 HPV에 감염되어 있다면 여성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남성이 예방접종을 받으면 여성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세 번째 이유는 HPV 감염이 남성의 생식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17~2018년 리투아니아의 한 대학병원 불임센터에서 체외수정 치료를 받는 100쌍의 부부로부터 정자 샘플을 분석한 결과, HPV에 감염된 남성은 정자에 문제를 보인 비율이 75%로, 미감염 남성(43.8%)보다 30%p 이상 차이를 보였다. 또한 난임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마지막으로, HPV 감염 시 남성이 여성보다 자연 회복력이 낮다. 여성의 HPV 감염은 20대에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인 후 점차 감소하지만, 남성은 10대 후반에 감염이 시작되어 감염률이 감소하지 않고 지속된다. 또한 HPV 감염 이후 여성은 70% 이상에서 항체가 형성되지만, 남성은 20~30%만 항체가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HPV는 이미 법률상 필수예방접종 대상이지만 질병관리청의 HPV 국가예방접종 사업은 12~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OECD 38개국 중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을 지원하는 국가는 총 31개국에 해당하는 반면, 우리나라처럼 여성에게만 백신을 지원하는 국가는 6개국에 불과하다.

 

HPV 백신 무상 접종 대상의 확대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명확하다. 비용 효과성, 질병 부담 측면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남성도 HPV 백신을 맞는 사회가 하루 빨리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 청년서포터즈 8기 손유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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