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ESG 기준이 바꾸는 물류 생태계…"협력의 기준이 달라졌다"

등록 2025.07.05 08:00:00 수정 2025.07.05 08:00:18
청년서포터즈 8기 이송원 sw0inee1228@naver.com

 

【 청년일보 】 물류산업 전반에 'ESG' 바람이 거세다. 과거에는 빠르고 정확한 운송이 물류의 핵심 가치였다면, 이제는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전반에 걸쳐 책임 있는 운영을 수행하는지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주목할 변화는 물류기업과 협력사 간의 파트너십 기준에도 ESG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BGF로지스다. 편의점 물류 전문 기업으로서 전국 단위의 물류망을 운영 중인 이 회사는, 2024년부터 협력 운송업체를 대상으로 한 ESG 리스크 평가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평가 항목은 환경 기준 준수 여부, 운송 과정 중의 탄소 배출 관리, 종사자 인권 보호와 산업안전 등이다. 평가 결과가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계약 유지가 제한되거나 신규 계약에서 배제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는 단순한 윤리적 판단을 넘어선다. ESG 역량이 부족한 협력사는 장기적으로 법적·사회적 리스크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고, 이는 본사 브랜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BGF로지스는 협력사의 ESG 수준을 곧 공급망 전체의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인식하고, 이를 정기 평가 항목으로 체계화한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은 물류 현장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한샘로지스틱스는 물류센터 내 냉난방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며, 고온·저온 환경에서 장시간 근무해야 하는 작업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있다. 더불어, AI 기반의 업무 스케줄링 시스템을 적용해 업무의 편중과 과로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작업자 복지를 위한 시혜적 조치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노동생산성과 직원 유지율을 높이는 전략적 ESG 실행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향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ESG가 더 이상 '착한 기업'을 위한 부수적 활동이 아니라, 공급망 관리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한 물류 컨설턴트는 "이제 물류 파트너를 선택할 때 가격이나 납기뿐 아니라, 해당 기업이 ESG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며 "ESG를 갖춘 협력사는 더 많은 계약 기회를 얻고, 그렇지 못한 업체는 점차 물류 네트워크에서 배제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SG 기반의 협력관계는 물류산업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 위수탁 관계를 넘어서, 가치 공유와 책임 분담을 전제로 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물류산업이 단순한 유통 기능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성까지 아우르는 '통합 가치 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제 물류 현장에서 ESG는 단지 홍보용 슬로건이 아니다. ESG를 실천하지 않는 기업은 협력의 문턱조차 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 빠름을 넘어 옳음을 지향하는 물류. ESG는 그 중심에서 물류 산업의 미래를 다시 그리고 있다.
 


【 청년서포터즈 8기 이송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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