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병원 너머의 시간”…도토리하우스, 아이와 가족의 쉼터가 되다

등록 2025.06.21 10:00:00 수정 2025.06.21 10:00:06
청년서포터즈 8기 김영빈 ybink911@naver.com

 

【 청년일보 】 1편에서는 중증 소아환자의 삶 속에서 지워지는 '삶의 질' 문제를 다루었고, 2편에서는 이들의 삶을 지키는 완화의료(Palliative Care)의 개념과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3편에서는 국내에서 실제로 소아 완화의료가 실현되고 있는 공간, '도토리하우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 위치한 도토리하우스는 중증 질환을 가진 아동과 가족을 위한 소아 완화의료 전담 시설이다. 이곳은 2022년 3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으며,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소아완화의료 시범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토리하우스는 '병원이 아닌 집 같은 공간'을 지향한다. 실제로 이곳에는 집처럼 아늑한 침상, 정원, 그리고 놀이방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이 익숙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다. 시설 내에는 의사, 간호사,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상주하며, 통합적인 돌봄을 제공한다.

 

도토리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환아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중증 소아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들은 대부분 전일 간병에 전념하면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심한 피로를 겪는다. 도토리하우스는 이들을 위한 심리 상담, 휴식 공간, 가족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보호자의 삶도 함께 돌보고자 한다.

도토리하우스의 운영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선 새로운 접근이다. 완화의료(Palliative Care)는 단순히 임종을 준비하는 의료가 아닌,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는 총체적 돌봄이다.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만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는 돌봄이다.

 

국내에는 현재 도토리하우스를 포함해 소수의 완화의료 거점만이 존재하며,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나, 여전히 제도적 기반과 인력 확보는 미흡한 실정이다.

 

도토리하우스는 한국형 소아 완화의료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아이와 가족 모두가 '삶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사회 전체의 관심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치료를 넘어 삶을 지키는 이 공간이, 더 많은 환아에게 닿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확장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 청년서포터즈 8기 김영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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