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영의 '실버 산업' 현황과 전망] <146> 인지치료와 운동치료의 병행이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이유

등록 2026.03.16 09:17:56 수정 2026.03.16 09:17:56
장석영 (주)효벤트 대표

 

【 청년일보 】 치매 치료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 재활의 목표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 치매 전문의와 재활 전문가가 주목하는 지점은 기억 회복이 아니라 기능 유지와 진행 속도의 조절이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인지치료와 운동치료의 병행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인지치료는 주의력, 실행기능,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 등 뇌의 고위 기능을 자극한다. 이는 단순한 퍼즐이나 퀴즈 풀이를 넘어, 일상 상황을 모방한 과제 수행을 통해 뇌 신경망의 사용 빈도를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사용되지 않는 신경 회로는 빠르게 약화되기 때문에, 인지 자극은 치매 진행을 늦추는 가장 기본적인 비약물적 개입이다.

 

하지만 인지치료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뇌는 고립된 기관이 아니라 신체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하체 근육을 사용한 반복적인 운동은 뇌혈류를 증가시키고,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치료는 근력 유지와 낙상 예방을 넘어, 뇌 기능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치료다.

 

중요한 점은 인지치료와 운동치료가 각각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효과를 증폭시킨다는 데 있다. 움직이면서 과제를 수행하고, 생각하며 신체를 사용하는 과정은 단일 자극보다 훨씬 강한 뇌 활성화를 유도한다. 이는 치매 환자에게서 특히 중요한데, 복합 자극이 남아 있는 뇌 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동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을 통해 통증이 감소하고 신체 안정성이 확보되면, 치매 환자의 불안·초조·공격성과 같은 행동 증상도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인지치료의 참여도를 높이고, 치료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결국 운동은 인지치료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 치료라고 볼 수 있다.

 

치매 재활의 핵심은 빠른 호전이 아니라, 가능한 한 오랫동안 현재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인지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통합 재활 접근은 치매 진행을 늦추는 동시에,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기억은 흐려질 수 있지만, 올바르게 설계된 움직임과 자극은 마지막까지 기능을 지켜주는 힘이 된다.

 


글 / 장석영 (주)효벤트 대표

 

동탄 재활요양원 대표
효벤트 (창업 요양원/창업 주간보호센터) 대표
효벤트 웰스 대표
김포대학교 사회복지전공 외래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요양복지학과 외래교수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치매케어 강사
사회복지연구소 인권 강사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노년학 박사과정
경기도 촉탁의사협의체 위원
치매케어학회 이사
대한치매협회 화성지부장
보건복지부 장관상 2년 연속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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