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이 라이더 업무 통제"…권오중 우아한청년들 대표, 노조와 '로드러너' 비공개 회동

등록 2026.04.07 15:44:39 수정 2026.04.07 16:07:59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권오중 신임 대표, 노조 일대일 면담 요구 전격 수용
'로드러너' 자율성 대신 스케줄…콜 수락률 등급 매겨
법조계 "근로자성 인정 리스크, 노동법 충돌 소지 있어"

 

【 청년일보 】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라이더 및 물류 관리를 담당하는 우아한청년들의 권오중 신임 대표가 대표 교섭 노조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이하 노조) 홍창의 위원장을 만났다.

 

노사는 이번 면담에서 로드러너 도입 등을 포함한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권 대표와 홍 위원장 간 비공개 면담이 진행됐다. 노조는 3월 27일 사측에 이달 3일 이전까지 권 대표와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 간 일대일 면담을 요구한 바  있다.  

 

노사는 이날 자리에서 ▲로드러너 도입 중단 및 스케줄제 재 검토 ▲유상운송보험 시행을 위한 본인인증제 건의 및 부정행위 검증 강화 ▲라이더 노동 환경 강화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이와 같은 안건에 대해 답변 가능한 사안에 한해 빠르면 이번주내로 응답할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배민 측이  배달 생태계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질 수 있는  중대 사안에 대해 권 대표가 직접 나섰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 다.

    

한 노조 관계자는 "권 대표가 직접 면담에 나올 것이라고는 솔직히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라며 "사측과의 협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조성됐다는 점을 평가한다"고 전했다.    

 


 

로드러너는 배민 모회사인 독일 DH의 라이더 배차 시스템으로,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 중이다. 업계가 로드러너 도입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제도가 라이더의 자율성을 차단할 수 있어서다.

 

기존 자체 시스템인 '배민커넥트'가 라이더가 원할 때 일하는 자율성을 보장했다면, 로드러너는 '노동 시간 사전 지정제'와 '등급제'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라이더는 회사 측이 지정한 스케줄에 맞춰 미리 근무를 예약해야 하며,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배달 건(콜)을 받을 수 없다. 특히 예약 시간 내에는 주문이 없어도 무급으로 대기해야 하는 구조다.

 

여기에 콜 수락률과 시간당 배달 건수 등을 철저히 자료로 정리해 라이더에게 등급을 부여하고, 이 실적에 따라 다음 주 스케줄 선택권에 차등을 둔다. 노조는 이 같은 시스템이 특수고용직인 라이더의 근로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사실상 정규직에 준하는 통제를 가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법조계 또한 로드러너 도입이 단순한 알고리즘 개편을 넘어 '근로자성 판단'이라는 법률적 쟁점으로 번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행법상 실질적인 종속 관계가 인정되면 근로자로 분류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현행 법 체계에서도 근로자성 판단은 실질적인 종속 관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플랫폼이 근무 시간 예약, 배차 우선순위, 평가 시스템 등을 통해 노동을 통제할 경우 사실상 사용자로 인정될 여지가 커진다"며 "이 경우 최저임금, 근로시간, 4대 보험 등 기존 노동법 적용을 둘러싼 분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무급 대기 구조나 일정 강제성이 결합될 경우, 플랫폼이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책임은 회피하는 구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논쟁도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플랫폼 종사자 보호를 위해 입법을 추진 중인 '일하는 사람 기본법'의 취지와도 정면으로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노동 조건 전반을 재편하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가 일방적으로 추진되면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이와 같은 구조적 변화는 단순한 서비스 개선이 아니라 노동 조건 전반을 재편하는 사안인 만큼, 노사 간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될 경우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측은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제도 설계 단계부터 합의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플랫폼 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효율성과 함께 노동권 보호에 대한 균형이 필수적이며, 이번 사례는 향후 국내 플랫폼 노동 규제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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