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우리 곁의 '파킨슨병'

등록 2023.04.30 08:00:00 수정 2023.06.01 08:35:53
청년서포터즈 6기 백지원 qorwld@naver.com

 

【 청년일보 】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약 18.3%다. 이는 대한민국 사람 5명 중 1명이 노인이라는 것과 같다.


지난해 17.4%에서 거의 1% 포인트(p)가 증가한 수치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5년 전에 우리나라는 4명 중 1명꼴로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고령화는 더 이상 다른 선진국들만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눈앞에 놓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 신체는 점차 기능이 쇠퇴하고, 여러 질환에 취약해지게 된다. 지난 2020년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 보고서에서는 전체 노인의 84%가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앓고 있는 만성 질병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나 노인들을 괴롭히는 것 중 하나는 노화 과정에 영향을 받아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들이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퇴행성 질환으로는 관절염이나 치매의 원인이 되는 알츠하이머병 등이 있다.


이런 질환들은 원인을 한 가지로 특정할 수 없고, 한번 진행된 병증을 다시 호전시키기가 어렵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중에서도 '파킨슨병'은 치매와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힌다.


파킨슨병은 신경 세포들이 다양한 원인으로 소멸해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신경퇴행성 질환의 일종이다. 이 병에 걸리면 근육이 경직돼 움직임이 느려지고, 안정된 상태에서 몸이 떨리는 안정떨림 증상 등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를 통해 충분한 증상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2~3년이 지나면 약효가 점점 떨어져 결국 운동 합병증을 보이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파킨슨병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1만1천311명으로, 2016년에 비해 약 15.3% 증가했다. 유병률은 계속 늘고 있지만, 뚜렷한 치료법은 없는 채 도파민 관련 약제들을 대증요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1월 파킨슨병 치료에 있어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새롭게 발표됐다.


그동안 중추신경계 약물들은 치료 항체가 뇌혈관 장벽을 통과할 수 없어 뇌까지 도달시키지 못하는 점 때문에 개발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국내 업체인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러한 난제를 해소한 신약 ABL301을 사노피에 기술이전을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치료 항체는 파킨슨병을 촉진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을 표적하는 동시에, 뇌혈관 장벽에 발현되는 IGF1R을 표적해 항체가 뇌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이중 항체다. ABL301은 올해 1월 첫 미국 임상 1상 첫 투여가 완료된 상태로, 이 임상실험을 통해 초기 안전성과 내약성을 결정하게 된다.


파킨슨병 치료에 대한 후보 물질은 ABL301 외에도 앞다투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올 2월, 우리나라의 대기업 중 하나인 셀트리온에서는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회사인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와 마이크로바이옴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들의 총합을 일컫는 말로, 이러한 연구 및 개발들은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으로 인한 단백질 변성 또한 파킨슨병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파킨슨병의 완치가 가능해진다면, 많은 노인들이 파킨슨병에 대한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지난 4월 11일은 파킨슨병을 처음 학계에 보고한 의사의 생일을 기념하는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었다. 노인들은 앞으로 우리 곁에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지금의 청년들 역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노인이 되어가는 것을 피해갈 수 없다.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파킨슨병과 노인성 질환에 젊은 세대들도 일찍이 관심을 기울인다면, 누구나 맞게 될 미래를 대비하는 게 조금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 청년서포터즈 6기 백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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