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비용 여파"…제조업 1분기 체감경기 기준치 하회

등록 2025.12.28 12:00:01 수정 2025.12.28 12:00:10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대한상의, 2026년 1분기 제조업 BSI 77

 

【 청년일보 】 수출기업의 경기전망 반등에도 불구하고, 고환율과 고비용 여파로 새해 초 기업 체감경기가 기준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전국 2천20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직전 분기 전망치인 74보다 3p 상승한 77로 집계돼 2021년 3분기 이후 18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관세충격으로 급락했던 수출기업의 전망지수가 90으로 16p 상승했지만 내수기업의 전망지수는 74에 그치며 전체 체감경기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의 전망지수가 75로 대기업(88)과 중견기업(88)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대기업들의 경우 수출비중이 높아 관세 불확실성 해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반면,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은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조달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체감경기가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 14개 조사대상 업종 중 '반도체'와 '화장품'의 2개 업종만이 기준치 100을 상회하며 업황 상승세를 보였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대와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맞물려 전 분기 대비 22p 상승한 120을 기록했고, 화장품은 북미,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에서 K-뷰티 위상 강화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며 가장 큰 상승폭(52p)을 보였다.

 

'조선'은 대형 조선사 중심으로 3년 치의 수주잔량 확보와 고부가 선박의 수주 확대가 기대되며 전 분기 대비 19p 상승해 기준치에 근접한 96을 기록했다. '자동차'의 경우도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완화와 국내 전기차 신공장 가동에 따른 공급능력 확대 등이 호재로 작용해 전망지수가 17p 상승했지만 글로벌 시장의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77에 머물렀다.

 

고환율 지속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업종들은 새해 전망지수가 부진했다.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식음료'는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증대로 전 분기보다 14p 하락한 84를 기록했고, '전기' 업종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구리값 상승 여파로 전기장비 업체들의 채산성 악화가 예상되며 전분기보다 21p 하락한 72에 그쳤다.

 

대미 관세율이 50%로 유지 중인 '철강' 업종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더해, 고환율 부담까지 커지면서 5분기 연속 전망지수가 70선 이하에 머물렀다.

 

1천400원대 원/달러 환율이 3개월째 지속되는 중인 가운데 고환율이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 응답보다 '부정적' 응답이 4배 이상 많았다.

 

최근 지속된 고환율로 인해 '기업실적이 악화됐다'고 있다는 답한 기업은 총 38.1%였다. 이 중에 '원부자재 수입이 많은 내수기업'이 23.8%로 높은 비중을 보였고, '수출비중이 높음에도 수입원가 상승이 더 크다'는 기업도 14.3%였다. 

 

절반에 가까운 48.2%의 기업은 고환율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답했다. 여기에는 '사업 구조상 원/달러 환율의 영향이 없다'고 답한 기업이 37.0%로 가장 많았으며, 나머지 11.2%의 기업은 '고환율의 영향이 있지만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상쇄해 실적 변동은 미미하다'는 응답이었다.

 

올해 기업들의 경영성과는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매출실적의 경우, 전체기업의 65.1%가 연초 목표 대비 미달했다고 답했는데, '10%이상 미달'이라는 응답이 32.5%, '10%이내 미달'이란 응답은 32.6%로 유사하게 나왔다.

 

'연간 매출 목표를 달성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26.4%였고, 전체기업 중 8.5%의 기업만이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답했다.

 

올해 비용측면의 상승요인들이 많았던 만큼 영업이익의 목표 달성률이 매출목표 달성률보다 더 낮았다.

 

'영업이익 실적이 연초 목표치에 미달했다'고 응답한 기업이 68.0%로 매출실적 미달 기업보다 2.9% 많았다.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업은 25.4% 였으며, '초과 달성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6.6%였다.

 

영업이익 달성률이 낮은 이유는 결국 비용문제였다. 올해 영업이익 달성의 부담요인을 묻는 질문에 65.7% 기업이 '원부자재 가격 변동'을 꼽았고, 53.7% 기업은 '인건비 상승'(53.7%)을 지목했다. 이어서 '환율 요인'(27.5%), '관세·통상 비용'(14.0%) 등이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통상 불확실성 완화와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으나, 고환율 지속과 내수 회복 지연에 기업들의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면서 "정부는 성장지향형 제도 도입과 규제 완화, 고비용 구조 개혁 등 근본적 경제체질 개선을 중점과제로 삼고, 위기산업의 재편과 AI 등 미래산업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를 통해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을 뒷받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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