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式 "본업 경쟁력 강화"…이마트, 트레이더스 딛고 매출 '쑤욱'

등록 2025.08.18 08:00:02 수정 2025.08.18 08:00:51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이마트, 유통업계 불황에도 '흑자전환'…원가 절감·미래형 점포 등 성과
트레이더스, 2분기 실적 효자 역할 '톡톡'…"정용진 회장 '뚝심' 통했다"

 

【 청년일보 】 이마트가 자사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클럽(이하 트레이더스)의 성과를 기반으로 올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두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추진한 마트 '본업 경쟁력 강화'란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2분기 내수 부진과 관세 등 대내외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216억원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하는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마트가 깜짝 놀랄 성과를 만들어냈다"며 "초기에는 정 회장의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마침내 이를 극복하고 성과로 입증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2분기 매출 7조390억원과 영업이익 2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2%(170억원)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62억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했다.

 

이마트가 이와 같은 호실적을 거둔 배경으로는 ▲통합 매입을 통한 원가 절감 및 할인율 강화 ▲스타필드 마켓 등 미래형 점포 성과 등이 거론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지속적으로 강화해온 트레이더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경쟁사들은 '창고형 할인점'을 폐점하며 사업을 축소해온 반면, 이마트는 되려 자사의 트레이더스를 추가 개점해왔다.

 

대표적인 예시가 올해 2월 오픈한 트레이더스 마곡점이다. 마곡점은 서울시 강서 지역의 첫 창고형 할인점이자 서울에 입성한 두 번째 점포로, 전국 단위로는 23호점이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현 트레이더스 중 최대 규모(면적 1만1천636㎡, 약 3천520평)를 자랑한다.

 

마곡점을 포함한 트레이더스 전체 매장의 성과도 긍정적이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4% 이상의 객수 증가율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축산 리테일 팩, 대용량 채소, 델리, 푸드카페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육류를 '덩어리' 형태로 판매하는 대용량 축산 리테일 팩의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약 19% 신장했다.

 

대표적으로 국내산 돈육 리테일 팩인 '1등급이상 도드람 냉장삼겹살'은 전년 대비 매출이 70% 증가했다. 한우 리테일 팩' 중 채끝, 등심 부위는 각각 13.2%, 14% 성장했다.

 

대용량 채소 역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채소 상품군의 경우 전년 2분기 대비 12% 신장했다. 이 중에서도 필수 식재료인 '양파 3kg(망)'은 약 19%, 깐마늘 1kg(봉)'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배 가까이 신장했다.

 

델리 상품과 트레이더스 내 위치한 'T카페'를 찾는 고객도 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트레이더스 델리 메뉴 매출은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12% 신장했다. 특히 초밥 상품이 매출을 견인했는데, 2~3인이 먹기 좋은 '후레쉬초밥(28입)'과 '스페셜초밥 (28입)'이 각각 25%, 18%가량 더 팔렸다. 4인 가구를 목표로 출시된 대용량의 '패밀리초밥(42입)' 매출도 약 6% 증가했다.

 

트레이더스 T카페의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T카페의 메뉴 중 지름이 45cm에 달하는 피자 위주로 매출 강세를 보였는데, 이중 '불고기 피자'는 16.4%, '치즈크러스트 피자'는 20%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쇼핑 중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프트아이스크림' 매출도 약 1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트레이더스가 이처럼 긍정적인 실적을 올린 배경으로 지속되는 고물가를 거론한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주요 경제단체의 한 전문가는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인기가 시들해질 때도 기존 점포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며 "고물가가 일반 대형마트의 성장에는 걸림돌이 될 수는 있지만, 오히려 대용량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 매장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되는 물가 상승에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품목을 대량 구매하고, 이를 소분해 보관하는 형태의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 회장의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과 고물가라는 시기적 상황이 들어맞아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정 회장의 '뚝심'이 결국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며 "경쟁사의 경우 기존 창고형 할인점을 폐점하고, 온라인 커머스를 성장시키는 전략을 선택했지만 결국 이러한 선택이 빛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이마트는 상당한 영업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며 "업계의 전반적인 혹한기로 이마트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땐 유효한 전략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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