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대 뉴스-건설(上)]코로나19에 '수주가뭄'…건설사들, 경영난 극복에 '안간힘' 外

등록 2020.12.27 00:00:00 수정 2020.12.28 13:27:25
이승구 기자 hibou5124@youthdaily.co.kr

주요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계열사 합병으로 중‧소규모 공사 수주도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확장…중견·중소건설사, 유보소득세 도입에 반발

 

【 청년일보 】2020년 모든 산업계의 화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침체다. 기업들이 대부분 유동성 위기에 빠져 경영난을 겪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 한해였다. 국내 건설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수주가 급감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 건설사가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에 뛰어들고, 본업인 건설업을 넘어 신사업 확장에 힘쓰기도 했다. 또한 정부의 유보소득세 도입 추진 등 각종 규제에 맞서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 코로나로 일거리 ‘가뭄’…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으로 해외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서울 용산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등 대규모 도시정비사업 등 총 16개 사업을 수주하면서 올해 4조7383억원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또한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이 수주액 2조원을 돌파했고, 현대엔지니어링, 대림산업, 삼성물산은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움직임은 도시정비사업이 상대적으로 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가 덜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도 정부의 규제가 더욱 심화되고, 코로나19의 여파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도시정비사업 분야의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막바지까지 치열한 수주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 주요 건설사, 계열사 합병…중‧소규모 개발사업 수주 추진

 

올해는 GS건설과 대림산업 등 주요 건설사들의 계열사 합병이 이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로 인해 수주 환경이 악화되자 대형 건설사들이 맡기 힘든 중·소규모 개발사업을 따내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로 보인다.

 

GS건설은 지난해 건축공사 및 임대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이지빌과 아파트 하자보수를 담당하는 자이서비스를 흡수·합병해 ‘자이S&D(Service & Development)’를 출범시켰다. 이는 GS건설이 접근하기 어려운 중·소규모 부동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또한 대림산업은 건설 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을 합병해 ‘대림건설’을 출범시켰다. 대림건설 역시 중·소규모 주택공급과 개발사업 등을 전담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 밖에도 현대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주력 사업인 플랜트 외에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내세우며 주택 사업도 추진 중이다.

 

 

◆ ‘부업에도 시선’…친환경‧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확장 나서

 

올해 건설사들은 ‘친환경’과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영역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는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본업인 건설업만으로는 실적을 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새로운 수익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또한 정부가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하면서 친환경 산업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무게중심을 둔 ‘그린뉴딜’ 정책을 펼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 같은 건설사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10월19일 발표한‘현대건설 2025’에서 저탄소·친환경 경제에 대한 관심 증대에 발맞춰 수소연료발전, 해상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와 스마트팜, 바이오가스 등의 친환경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SK건설은 지난 7월 친환경솔루션 부문을 신설하고, 에너지기술 부문을 신에너지솔루션 부문으로 바꾸는 조직개편을 통해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본격 추진할 방침을 밝혔다.

 

GS건설은 해수담수화 기술과 하·폐수를 정화하는 기술을 보유한 자회사 ‘GS이니마’를 통해  수처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태양광 개발사업을 수주하는 등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도 친환경과 신재생에너지라는 화두에 무게중심을 두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 ‘유보소득세’ 도입 움직임…중견·중소건설사 중심으로 반발

 

정부가 ‘기업 사주 일가 지분율이 80%를 넘는 개인유사법인이 적극적인 사업 활동 없이 일정 수준을 초과한 유보소득을 보유한 경우 배당으로 간주해 과세하겠다’는 유보소득세 도입을 추진하자 중견·중소건설사를 중심으로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정부는 유보소득세 도입이 개인 유사법인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한 취지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건설업계는 “중견·중소 주택건설사업자에게 큰 피해가 갈 것”이라며 제도 도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건설사들은 건설업 특성상 사내 유보금 적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소 건설사들은 공공 공사 입찰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재무 상태 비율을 높이려고 유보금을 적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유보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반시장적 규제’라고 지적했다.

 

만약 유보소득세를 도입한다면 주택건설사업자는 과세를 제외해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기도 했다.

 

◆ ‘로또 분양’ 기대감…수도권 아파트의 연이은 청약 경쟁률 ‘신기록’

 

올해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기록적인 청약 경쟁률이 연이어 쏟아졌다. 이는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했고, 정부가 지난 7월29일 집값 안정을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부활시키면서 분양가와 시세 차이가 벌어지는 등 ‘로또 분양’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38.4대 1로, 지난해의 약 3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수도권에서는 올해 청약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대우건설이 분양한 경기도 과천의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과천 르센토 데시앙 등 3개 단지와 하남시 감일푸르지오마크베르에는 청약자 수십만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또한 지방에서는 이달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서 분양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남천역 더 퍼스트’는 청약 경쟁률이 평균 558대 1로 집계돼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하면서 서울을 넘어섰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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