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 건설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도시정비사업 수주 10조 클럽' 레이스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압도적인 '양강 체제'로 굳어지고 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누적 9조80억원을, 삼성물산은 7조5천50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10대 건설사 3분기 누적 수주액(약 39조1천억원)의 4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이다.
건설 경기 침체 속 '선별 수주' 기조가 이어지면서, 브랜드 파워와 자금력이 확실한 두 선두 기업으로만 '알짜' 사업지가 쏠리는 양극화가 심화된 셈이다.
11월 현재, 현대건설은 '10조 클럽' 달성을 눈앞에 두고 선두를 질주하고 있으며, 삼성물산 역시 4분기 대형 사업지 확보로 9조원대 돌파를 예약하며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봄(1분기) : 삼성, 1조원대 '빅딜' 2건 연속 선점
올해 레이스는 1분기(1~3월)부터 거대했다.
'알짜' 사업지를 선별적으로 공략한 삼성물산이 1월 강북권 최대어인 '한남4구역' 재개발(1조5천695억원)을 품에 안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이 3월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7천657억원)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자, 삼성물산은 1분기 막판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까지 따내며 격차를 벌렸다.
여기에 2월 '송파 대림가락'(4천544억원), 3월 '방화6구역'(2천416억원), '송파 한양3차'(2천595억원) 등 중형 사업지까지 확보하며 1분기에만 3조5천억원이 넘는 실적을 쌓았다.
◆여름(2분기) : 현대의 '6조원대' 싹쓸이 대반격
2분기가 되자 레이스의 주도권은 현대건설로 넘어갔다.
삼성물산이 4월 '장위8구역'(1조1조945억원)과 '광나루 현대'(2천708억원), 6월 '울산 남구 B-04'(6천982억원) 등 굵직한 사업지를 추가하며 상반기를 5조7천억원대로 마감한 반면, 현대건설은 2분기에만 6조원이 넘는 '수주 싹쓸이' 공세를 펼쳤다.
4월 한 달에만 '개포주공6·7단지'(1조5천138억원)를 비롯해 '장위9구역'(3천502억원), '면목7구역'(2천920억원), '수원 구운1구역'(3천123억원) 등을 연달아 수주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6월에는 2조원에 육박하는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천648억원)과 '미아9-2구역'(3천370억원)까지 확보하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가을(3분기) : 현대, '압구정' 쐐기 vs 삼성, '강남권' 추격
승부는 3분기(7~9월)에 더욱 벌어졌다.
현대건설이 9월, 하반기 최대어이자 상징성이 큰 '압구정2구역' 재건축(2조7천489억원)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며 사실상 수주를 확정, 1위 자리에 쐐기를 박았다.
다만, 압구정2구역은 애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정면승부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조합과의 의견 차이로 삼성물산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같은 시기 삼성물산은 '신정 1152'(4천507억원), '서초 삼호가든5차'(2천369억원), '개포우성7차'(6천757억원), '문래4구역'(지분 2천336억원) 등 서울 핵심지 물량을 꾸준히 확보하며 추격했으나, '압구정2구역'이라는 빅딜을 따낸 현대를 넘어서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이러한 수주 경쟁에 따라 3분기 누적 실적은 현대건설 8조6천870억원, 삼성물산 7조5천501억원을 기록하며 양사는 이미 지난해 전체 수주액을 넘어섰다.
◆겨울(4분기) : 현대 '10.5조' 확정, 삼성 '9.3조' 굳히기
남은 4분기 전망은 현대건설의 10조 클럽 달성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10일 '부산 사직5구역'(3천567억원)을 추가하며 현재 9조8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이달 29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된 '장위15구역'(1조4천600억원) 역시 현대건설이 3차 입찰까지 단독으로 참여해 수주 가능성이 높다.
'장위15구역' 수주가 확정되면, 현대건설의 최종 실적은 10조 5천억원을 넘어서며 불황 속 '도시정비 10조 클럽'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삼성물산의 4분기 추격도 만만치 않다.
여의도 첫 재건축을 알리는 '대교아파트'(약 7천721억원)기 11월 중순 총회에서 수의계약이 유력하며, '은평구 증산4구역'(약 1조9천435억원)은 DL이앤씨와 컨소시엄(지분 약 9천717억원 추정)으로 12월 선정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이 이 두 곳을 모두 수주할 경우, 최종 예상 실적은 약 9조2천900억원 수준에 달한다.
10조 클럽 달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3위권(포스코이앤씨, GS건설)과는 4조원 가까운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며 '양강 체제'를 확고히 굳히게 된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6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 1위와 '10조 클럽' 동시 달성을 눈앞에 뒀으며, 삼성물산 역시 2위 자리를 공고히 하며 '양강 구도'를 완성할 전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 "올해는 한남, 반포, 송파 등 한강변과 강남권 핵심지역 우량 물량이 많이 나왔고, 해당지역 조합원들의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희소성과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한 래미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의 주택 사업 경쟁력 강화, 수주 전략 변경 등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해 온 바, 올해 들어 이런 치밀한 준비과정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는 것"이라며 "연말까지 여의도 대교 등 핵심 입지의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속 수주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6년 연속 1위와 업계 최초 '10조 클럽' 달성을 눈앞에 둔 것은,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디에이치(THE H)'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믿어준 조합원들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별수주 전략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지의 시공권을 다수 확보한 것이 우수한 실적으로 이어졌다"며 "'장위15구역' 등 남은 핵심 사업지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둬, 하이엔드 주거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