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 사뭇 다른 양상"…올해 국정감사, 쯔양·양치승·백종원 증인 출석 '이목집중'

등록 2025.10.07 08:00:01 수정 2025.10.07 08:00:08
김재두 기자 suptrx@youthdaily.co.kr

피해자부터 논란의 '당사자'까지...법적·제도적 해결책 논의
정책실종 논란 속, '보여주기식 정치'에 대한 비판론도 나와

 

【 청년일보 】 이달부터 국정감사가 개시될 예정인 가운데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확정한 증인 및 참고인들이 예년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또 다른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헬스 트레이너 양치승씨를 비롯해 1250만 구독자 유튜버 쯔양, 뮤지컬 배우 남경주, 요식업계의 거물인 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이 소환을 받았다.

 

이들은 단순한 유명인을 넘어 우리 사회의 민생 현안과 제도적 사각지대를 짚어낼 '현장 전문가' 혹은 논란의 '당사자'로서, 이들이 국정감사에서 다루게 될 구체적인 쟁점과 소환된 경위들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가장 구체적인 입법 목표를 가지고 소환된 인물은 양치승 헬스 트레이너와 유튜버 쯔양이다. 이들은 개인적인 피해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적 허점에 대해 증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천250만 구독자를 보유한 쯔양(본명 박정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쯔양은 악의적 유튜버, 이른바 '사이버 렉카'로부터 공갈·협박 피해를 직접 겪은 당사자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출석하는 쯔양은 사이버 렉카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고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대책을 논의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출석을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쯔양의 법률대리인 김태연 변호사는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는 방향에 도움이 되고자 어렵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양치승 헬스트레이너 겸 방송인은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신청한 양 트레이너의 사례는 헬스장 폐업의 원인이 된 '기부채납 건물' 관련 피해다. 임대차 계약 시 무상사용기간 종료 시점이 임차인에게 고지되지 않고 부동산등기부등본에도 명확히 표기되지 않아 임차인이 피해를 보는 제도적 허점을 지적하고자 출석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트레이너는 “나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적지 않음을 알고 같은 피해가 더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내가 겪은 일을 알리게 됐다”라고 밝혔다.

 

위성곤 의원실은 양 트레이너의 증언을 토대로 부동산등기법 개정을 추진, 기부채납 건물의 임차인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양 트레이너의 이번 출석은 단순한 개인 피해 구제를 넘어, 지자체 소유 건물의 관리 투명성을 높이고 선량한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공익적 의미도 갖는다.

 

 

특정 산업 분야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듣고자 소환된 인물들도 주목을 받는다.

 

한국 뮤지컬 1세대를 대표하는 배우 남경주는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의 신청으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광위)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남경주는 뮤지컬산업 진흥법 제정의 필요성과 한국 뮤지컬 산업 발전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출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수 의원은 “한국 뮤지컬이 올해 토니상 6개 부문을 석권하며 세계적인 성과를 이뤘는데, 내년은 한국뮤지컬 60주년이자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20주년이 되는 해로 한국 뮤지컬 역사에 의미있는 해”라며 “전 세계가 K-뮤지컬에 주목하는 지금이야말로 뮤지컬이 한류 문화산업의 핵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남경주 배우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뮤지컬 산업의 제도적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면서 “뮤지컬산업 진흥법 제정 통과와 함께 K- 뮤지컬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요식업계의 상징적인 인물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동안 백 대표는 지역 상권 활성화 정책과 소신발언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백 대표 증인 출석을 요구한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백 대표가 추진한 지역 축제 관련 의혹 및 식품위생법 등 각종 법규 위반에 대한 질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의원실 측은 "그동안 더본코리아와 관련해 기사화된 내용, 의혹 등에 착안해 질의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백 대표는 당초 기대했던 정책 조언자 역할 대신, 기업 운영의 투명성과 법규 준수 여부까지 다뤄지는 논란의 당사자로서 국감장에 설 전망이다.

 

국회가 이처럼 전통적인 증인과 참고인 범위를 넘어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인물들을 호출하는 것은 국민의 관심을 정책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명인의 경험과 목소리를 통해 복잡하고 어려운 법적·제도적 문제를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정치권 내외에서는 유명인사 소환 행태가 국정감사의 본래 목적을 흐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 국회 관계자는 "국정감사가 주요 국정 현안을 심도 있게 점검하는 대신, 정치인 개개인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무대로 전락했다"라며 "이슈 몰이에 치중할수록 정책적 성과는 부재하고 국민적 불신만 가중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올해 국정감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감사라는 점에서, K-컬처 산업을 포함한 국가 전략산업 정책, 재난 대응 시스템, 경제 위기 극복 방안 등 실질적인 국가 운영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점검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국회가 연예인이나 문화계 인사를 동원해 피상적인 화제 만들기에만 몰두한다면, 결국 '보여주기식 정치'라는 고질적인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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