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 3분기 서울 지역의 연립·다세대주택(빌라) 시장이 매매와 임대차 모두에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2분기 연속 이어지던 거래 상승세가 꺾였으며, 전세 사기 여파와 자금 조달 어려움으로 보증금이 낮은 ‘순수 월세’ 비중만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25일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3분기 서울시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및 전·월세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간 서울의 빌라 매매 거래량은 8천614건으로 전분기(9천274건) 대비 7.1% 감소했다.
거래금액 또한 3조4천818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보다 7.4% 줄어들며 시장의 열기가 식었음을 증명했다. 다만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거래량과 금액 모두 각각 17.5%, 21.1% 상승한 수치를 유지했다.
자치구별 흐름은 엇갈렸다.
마포구는 전분기 대비 거래량이 27.6% 급증하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고, 중랑구(13.2%)와 성동구(9.4%)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용산구(-30.1%)와 서초구(-29.7%)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은 거래량이 30% 가까이 급감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매물 대비 실제 거래 비율을 뜻하는 거래회전율은 성동구가 1.62%로 가장 높았으며, 동작구와 광진구가 뒤를 이었다.
임대차 시장의 위축은 더욱 두드러졌다.
3분기 전·월세 총 거래량은 3만864건으로 전분기 대비 6.9% 줄었다. 특히 전세 거래는 9.5%나 감소하며 1만2천559건에 그쳤고, 월세 거래 역시 5.0% 줄어든 1만8천305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9.3%에 달해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주목할 점은 월세 유형별 거래 변화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준전세’와 12~240개월 치인 ‘준월세’ 거래는 모두 감소했으나, 보증금이 12개월 치 미만인 ‘순수 월세’ 거래는 유일하게 5.4% 증가했다.
이는 전세 대출 규제 등으로 목돈 마련이 어려워진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 부담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9월 기준 평균 62.9%를 기록했다. 도봉구(77.4%)와 강북구(76.4%) 등 동북권 지역은 70%를 웃도는 높은 전세가율을 보인 반면, 용산구는 43.1%로 가장 낮았다.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전환율은 노원구가 6.7%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전세 보증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보증금 비중이 낮은 순수월세 거래가 증가한 점은 연립·다세대 임대 시장의 월세 중심 재편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