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뛰고, 공급 막히고"...서울 아파트 시장 '비자발적 상승장' 가속

등록 2026.01.06 08:00:12 수정 2026.01.06 08:01:15
김재두 기자 suptrx@youthdaily.co.kr

올해 서울 입주 1만6천 가구... 평년 반토막 난 '공급 가뭄' 현실화
주산연 "올해 서울 전세 4.7% 급등"...전세난이 매매가 밀어 올려
10대 건설사 서울 물량 92% 정비사업..."일반분양 '하늘의 별 따기'"

 

【 청년일보 】 2026년 부동산 시장의 최대 뇌관으로 금리가 아닌 '전세'가 지목되고 있다.

 

서울의 신규 입주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감함에 따라, 치솟는 전셋값이 매매가를 지지하고 밀어 올리는 구조적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실수요자가 전세난에 떠밀려 매매 시장으로 진입하는 '비자발적 상승장'이 연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요 경제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2026년 전망은 '공급 부족이 만든 가격 왜곡현상'으로 요약된다. 유동성의 힘으로 오르던 과거와 달리, 올해의 경우 '희소성'이 부동산 시장을 지배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서울의 '입주 절벽'이 전세난을 부르고, 이오 인한 효과가 또 다시 집값을 부추기는 구조적 악순환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 올해 입주물량 48% 급감..."새 아파트가 사라진다"

 

공포의 근원은 구체적인 '데이터'다. 최근 부동산R114와 직방 등 민간 통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약 1만6천 가구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2025년) 물량 대비 48% 급감한 수치이자, 서울의 연간 적정 수요량(약 4만8천 가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2022~2024년 부동산 침체기와 공사비 급등 여파로 착공을 미뤘던 '공급 공백'의 청구서가 올해 본격적으로 도달한 셈이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서울은 빈 땅이 없어 공급을 전적으로 재건축·재개발에 의존해야 하는데, 공사비 급등 이슈로 사업이 지연되는 곳이 부지기수"라며 "실제 입주 가능한 물량은 통계치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올해는 서울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극대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규 분양 시장에서도 '공급 가뭄'은 해소되지 않는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올해 10대 건설사의 서울 분양 예정 물량 중 92%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면 일반 실수요자가 청약할 수 있는 물량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리스크가 없는 서울 핵심지 정비사업 위주로 수주 전략을 짰다"며 "일반 분양분은 나오는 즉시 완판될 것으로 보이나, 절대적인 물량 자체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민간의 빈자리를 메워야 할 공공분양 역시 올해 약 3만 가구가 계획돼 있지만, 대부분 입주 시기가 2027년 이후인 데다 서울 도심이 아닌 수도권 외곽에 집중돼 있어 당장의 '불'을 끄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 주산연 "전세 4.7% 뛸 것"... 매매 수요 자극하는 '전세의 역습'

 

공급이 끊기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전셋값'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최근 발표한 '2026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4.7%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매매가격 상승 전망치(4.2%)를 웃도는 수치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오피스텔 수요가 아파트로 쏠리는 상황에서 신규 입주마저 끊기자,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이 집값을 떠받치는 강력한 지지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오르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유인이 커지고,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차라리 집을 사자'며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공급 부족→전세 급등→매매 전환→집값 상승'의 공식이 올 한 해 시장을 지배할 전망이다.

 

 

◆ 수도권은 '불장', 지방은 '냉골'... 시장 쪼개지는 '초(超)양극화'

 

이러한 상승 압력은 오직 '서울과 수도권'에만 유효하다는 점이 문제다. 2026년은 지역 간 시장 흐름이 완전히 엇갈리는 '초(超)양극화'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올해 수도권 집값이 2~3% 상승하는 동안, 지방은 1% 하락하거나 보합권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지방은 인구 감소와 미분양 적체라는 구조적 악재에 갇혀 있어, 서울발(發) 상승 온기가 퍼지지 않는 '양극화 시장'이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방에서 손해를 보고서라도 지방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로 올라오려는 투자 문의가 작년보다 많이 늘었다"라며 "아파트 서울 쏠림 현상은 올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지역적 양극화' 흐름이 올해는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위원은 "다주택자 규제 기조가 유지되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마치 수학 공식처럼 시장에 자리 잡았다"며 "사람들의 수요가 몰리는 서울과 수도권 상급지는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나머지 지역은 보합세에 머무는 등 온도 차가 극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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