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집주인이 자료 거부해도...중개사, '선순위 보증금' 위험 경고해야"

등록 2026.01.13 13:08:29 수정 2026.01.13 13:08:29
김재두 기자 suptrx@youthdaily.co.kr

"자료 없다" 한 줄 적고 면피 불가...임차인 보호 의무 강화 판결
2심 뒤집고 파기환송..."보증금 미반환 위험, 계약의 핵심 정보"

 

【 청년일보 】 다가구주택 전세 계약 시 집주인이 관련 자료 제공을 거부하더라도 공인중개사는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세입자 A씨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낸 공제금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20년 4월 공인중개사 B씨의 중개로 경기도 수원의 한 다가구주택에 보증금 1억1천만원을 내고 입주했다. 당시 해당 건물에는 채권최고액 7억1천5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고, 먼저 입주한 다른 세입자들의 선순위 보증금도 7억4천만원에 달했다. 소위 '깡통전세' 위험이 큰 매물이었다.

 

하지만 B씨가 작성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근저당권 설정 사실과 함께 "임대인의 자료 제출 불응으로 선순위 다수가 있음을 구두로 설명함"이라는 문구만 기재됐다. 구체적인 선순위 보증금 액수나 호실 현황 등은 빠져 있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계약 이듬해 해당 주택은 경매로 넘어갔고, 낙찰 대금은 근저당권자와 선순위 세입자들에게 돌아갔다. 순위에서 밀린 A씨는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되자 B씨가 설명 의무를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중개사가 확인·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6천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A씨는 중개사 설명을 통해 임대인의 자료제출 불응과 선순위 임대차계약의 다수 존재 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본인의 위험 부담과 책임 하에 계약을 맺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중개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중개사의 책임을 엄격하게 물으며 2심 판단을 뒤집었다. 임대인이 자료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중개사의 설명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채권의 존부와 범위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을 따져보고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항"이라며 "개업 공인중개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로써 다가구주택에 선순위 채권이 얼마나 있을 수 있는지 조사·확인해 성실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35길 4-8, 5층(당산동4가, 청년일보빌딩)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회장 : 김희태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국장 : 안정훈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