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청약' vs '희망고문'...용산·태릉 2만가구 건설 "기대반 우려반"

등록 2026.02.03 08:00:03 수정 2026.02.03 08:00:20
김재두 기자 suptrx@youthdaily.co.kr

용산 1만3천500가구·태릉 6천800가구...강북권 '미니 신도시' 예고
분상제 적용시 시세차익 기대감... 서울시 인허가·교통대책 미비 '복병'

 

【 청년일보 】 정부가 내놓은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서 서울 지역 공급의 핵심은 용산과 노원구 태릉골프장(태릉CC)이다. 두 곳 모두 서울 도심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곳에 합계 2만가구가 넘는 물량을 투입해 공급 부족 심리를 잠재우겠다는 계산이지만, 시장에서는 과거 숱한 갈등 끝에 좌초됐던 사업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3일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용산구 일원에 1만3천501가구, 노원구 태릉CC에 6천800가구를 각각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경기도 과천(9천800가구)을 포함하면 수도권 대규모 공급지 '빅3'에 해당하지만, 서울 내 파급력은 이 두 곳이 가장 주목을 받는다.

 

공급 계획의 '태풍의 눈'은 단연 용산이다.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물량을 당초 6천가구에서 1만가구로 대폭 늘려 잡았다. 용산역과 연계된 핵심 입지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해 4천가구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군 반환 부지인 캠프킴도 녹지 기준을 완화해 기존 1천400가구에서 2천500가구로 공급 규모를 키웠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공급 쇼크'를 주려다 실패했던 태릉CC 개발 사업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정부는 교통난과 문화재 훼손 논란을 의식해 당초 1만가구였던 목표치를 6천800가구로 하향 조정했다. 대신 아파트를 중저층으로 배치해 세계유산인 조선왕릉(태릉·강릉)의 경관을 보존하고, 착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관련 절차를 서두르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이들 지역이 실제 분양으로 이어질 경우 '로또 청약' 광풍이 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 주도 개발인 만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당첨 즉시 수억 원대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적지 않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용산과 태릉은 입지 가치만으로도 서울 내 대기 수요가 넘치는 곳인데,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청약 쏠림 현상은 역대급일 것"이라며 "특히 태릉은 서울 동북권의 신축 갈증을 해소할 대규모 단지라 신혼부부 등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보다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두 곳 모두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 및 관할 지자체와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비중 확대에 결사반대하고 있다. 국제업무 기능 활성화를 위해 주택은 8천가구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확고한 입장이다.

 

오세훈 시장이 "계획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1만가구를 밀어붙일 경우 인허가 단계에서 제동이 걸릴 공산이 크다.

 

태릉CC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 정부는 물량을 줄여 절충안을 냈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면적 대비 주택 공급 효과가 미비하다"며 민간 정비사업을 우선시하는 태도다. 노원구 주민들이 강력히 요구해온 실효성 있는 광역 교통 대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점도 불안 요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의 '속도전'이 자칫 수요자들에게 '희망 고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조기 공급을 외치고 있지만, 지자체 인허가와 교통 대책 수립, 오염토 정화(용산)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실제 입주 시기는 정부 계획보다 훨씬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정부가 제시한 '2만가구'라는 숫자가 허수가 되지 않으려면, 서울시 및 지역 주민과의 이견을 얼마나 빨리 좁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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