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서울시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는 고강도 규제 속에서도 최근 토지거래허가 건수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강남·서초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은 거래가 위축된 반면, 노원 등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은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5년 11월 29일부터 2026년 1월 7일까지 40일간의 허가 건수는 5천937건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직전 40일(2025년 10월 20일~11월 28일)간 기록된 5천252건 대비 약 13% 증가한 수치다.
서울시 전역이 규제 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제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실거주 의무 등 거래 진입 장벽이 높아졌음에도 허가 건수가 늘어난 것은 시장의 거래 심리가 일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특히 단기 시세 차익보다는 실거주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기존 규제 지역과 신규 지정 지역 간의 표정이 엇갈렸다.
오랜 기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던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주요 지역은 허가 건수가 일제히 감소했다. 송파구는 827건에서 439건으로 반토막 났으며, 강남구(484건→233건), 서초구(362건→164건), 용산구(199건→90건) 역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직방 관계자는 이들 지역의 거래 위축에 대해 "장기간 지속된 규제 환경 속에서 누적된 시장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높은 가격 수준에 대한 부담과 고점 인식, 향후 세제 등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새롭게 규제 대상에 포함된 비강남권 지역은 허가 건수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노원구는 284건에서 615건으로 117% 폭증했으며, 성북구(259건→392건), 은평구(203건→313건), 구로구(176건→312건), 영등포구(131건→311건) 등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노원구의 약진이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서도 노원구의 매매 거래량은 같은 기간 210건에서 401건으로 2배 가까이 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노원구 아파트 가격대가 5억~6억원 선으로 타 지역 대비 접근 가능한 수준인 데다, 최근 상계·중계 일대 지구단위계획 고시와 복합정비구역 지정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향후 10만3천세대 규모의 주거복합도시로 재편될 것이란 기대감이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허가 건수 증가가 곧바로 전체 거래량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국토부 실거래가 신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천984건에서 3천862건으로 약 3% 소폭 감소했다. 허가 이후 계약 체결까지 시차가 발생하고, 중도에 계약이 철회되는 변수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거래량의 V자 반등보다는 지역과 가격대, 수요 성격에 따른 '선별적 거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직방 측은 "현재 주택 시장은 전반적으로 소강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규제 환경에 적응한 실거주 수요가 움직이는 양상"이라며 "올해는 추가 부동산 대책과 세제 조정, 지방선거 등 정책 변수가 많은 만큼 시장 흐름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