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시장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사업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2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지난달보다 5.8포인트 하락한 66.3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2023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수도권은 6.2포인트(73.3→67.1), 비수도권은 5.8포인트(71.9→66.1) 각각 하락하며 전국적으로 흐린 전망을 보였다.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했다.
서울은 지난달 84.8에서 이달 81.8로 3.0포인트 하락했고, 인천은 65.2에서 48.0으로 무려 17.2포인트 급락했다. 반면 경기도는 69.7에서 71.4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의 하락세는 10·15 대책 시행에 따른 집값 상승폭 둔화와 대출금리 인상 여파로 분석된다.
인천의 경우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10월 주택 매매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매수세가 위축된 데다, 연말까지 약 9천가구의 신규 분양이 예정돼 있어 공급 과잉 우려가 지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경기도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규제지구 인접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수도권에서는 울산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울산은 전월 대비 14.3포인트 오른 85.7을 기록했다. 자동차와 조선업 등 지역 주력 산업의 호조로 실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서울, 경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전(1.5포인트↑)과 세종(1.3포인트↑)도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광주는 27.0포인트 폭락한 44.4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제주(14.3포인트↓), 경북(14.1포인트↓), 충남(13.5포인트↓), 대구(11.4포인트↓) 등 대다수 지방 지역은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하며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주산연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고강도 수요 규제로 수도권 분양시장이 잠잠한 가운데, 지역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10·15 대책 이후 지방 부동산 거래량이 다소 증가하고 있지만, 미분양 주택도 계속 늘고 있어 분양시장 전망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분양 경기 전망은 어둡지만 분양가격과 물량, 미분양 전망은 모두 상승했다.
12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6포인트 오른 101.6을 기록했다. 고환율 지속에 따른 수입 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비용 증가가 분양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4.7포인트 상승한 84.4로 집계됐다.
업황이 좋지 않음에도 건설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 연장 부담 등을 덜기 위해 연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영향이다.
미분양물량 전망지수 역시 3.1포인트 오른 101.6으로 나타나, 선호 지역 쏠림 현상과 비선호 지역의 미분양 적체라는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고됐다.
주산연 관계자는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8.7%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입주예정물량도 내후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라며 "이러한 공급 부족은 분양수요 위축과 맞물려 더욱 심화될 경우 집값 상승을 초래할 수 있어, 분양시장 회복과 공급 기반 확충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