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서울시가 2030년까지 청년주택 7만4천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정작 이번 대책을 통해 순수하게 추가 발굴된 신규 물량은 2만5천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청년 임차 115만 가구라는 수요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공급 규모와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을 포함해 수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번 서울시의 공급 계획의 실질적 기여도를 둘러싸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일 서울시청 서울갤러리에서 ‘더드림집+’를 선포하고 2030년까지 총 7만4천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중 4만9천호는 이미 기존에 추진 중이던 물량으로 이번 대책을 통해 순수하게 추가 확보된 물량은 2만5천호에 그친다.
현재 서울 청년 가구의 90%인 115만 가구가 전월세 등 임차 형태로 거주하고 있다. 서울시의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된다해도 전체 임차 수요의 약 6.4%만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특히 신규 공급 확대분인 2만5천호만 따질 경우 수혜 범위는 전체 임차 가구의 약 2.2% 수준으로 더욱 좁아진다.
도시정비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울 도심의 신규 주택 인허가부터 준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고려할 때 2030년이라는 시한 내에 입주를 완료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새롭게 도입되는 서울형 공공자가 모델 '바로내집'은 공급 방식과 자금 부담 면에서 청년들에게 높은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로내집은 신내4지구와 같은 공공택지 물량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할부형과 정비사업 공공기여분에서 확보된 물량을 대상으로 하는 이익공유형 총 2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는 올해 말부터 2030년까지 총 600호를 공급할 계획이나 이는 서울 청년 전체 임차 가구의 약 0.05%에 불과해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확정된 계약금 비율도 수분양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장기할부형인 신내4지구 84㎡ 기준 예상 분양가는 7억원 중반대로, 계약금 20%를 적용하면 수분양자는 약 1억5천만원에 달하는 자금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
잔금 80%를 20년 할부로 낸다 해도 원금만 월 250만원 수준이며 이자까지 포함하면 일반 월세보다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이익공유형의 경우 시세 55% 수준으로 공급되나 강남권 은마아파트처럼 분양가가 14억~15억원에 달하는 사례가 포함되어 자산이 부족한 청년층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시 관계자는 "바로내집은 올해 12월 첫 공급을 목표로 계획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기준과 조건, 내용은 공급시기에 맞춰 다시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원 조달 방식과 민간 참여 유인책도 평가가 엇갈린다.
시는 공공임대주택의 서울리츠3호 전환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총 7천400억원의 재원을 기금으로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그러나 리츠 전환은 자산 가치 평가와 투자자 모집이 필수적이어서 부동산 경기 침체나 고금리 상황이 이어질 경우 계획한 재원 마련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크다.
대학가 임대료 동결 임대인에게 제공하는 최대 120만원의 인센티브 역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대학가 원룸 임대료가 지난 10년 사이 약 31만원 상승한 현실을 감안하면 연간 수백만원의 수익 상승 기회를 포기하고 소액의 일회성 지원을 선택할 임대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마포구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 중인 A대표는 "민간 임대 사업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나 금융 지원이 보완되지 않는다면 (민간 임대) 사업자 입장에선 메리트가 없다"고 짚었다.
다만,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청년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의 본인 소득 기준을 연 4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높이고 전세사기 위험 분석 보고서 제공을 3천건으로 확대한 점은 현실적인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서울 아현동에서 자취 중인 한 청년은 "소득 기준이 낮아 지원을 못 받았는데 이번 조치로 문턱이 낮아진 점은 환영할 일"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서울시 단독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전세보증보험 요건 완화 등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제도 조율이 병행되어야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정책 관계자는 "서울시 차원의 공급 확대는 분명 의미가 있으나, 115만 가구라는 거대한 임차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건 완화와 같은 중앙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없다면 정책의 체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로내집의 20% 계약금 부담 등 실질적인 금융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중앙정부와의 금리 및 대출 규제 조율이 정책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