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청년 스마트폰 중독과 정신건강"
2025년 9월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의 디지털 의존과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하루 평균 7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년은 전체의 41.3%에 달했으며,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학업·취업·대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경험한 청년도 28.7%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자기 통제력이 떨어지는 청년, 즉 '중독 위험군'은 전체의 6.5%로, 2년 전 조사 대비 약 1.5배 증가했다. 이들 중 20대 초반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하루 8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도 12.4%에 달했다.
◆ 스마트폰과 정신건강의 연결고리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청년 스마트폰 중독과 우울증, 불안감, 외로움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를 지적한다.
김선영 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끊임없이 정보를 접하고, 소셜미디어에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불안과 외로움이 심화된다"라고 설명했다.
배성만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에 따르면, 청년이 경험하는 외로움은 우울증과 매우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수록 우울증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단절된 인간관계와 온라인상의 '좋은 모습' 비교는 정신적 부담을 가중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 사회적 요인과 구조적 문제
청년층이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된 배경에는 개인적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 요인도 작용한다. 실업률과 고용 불안정은 청년의 사회적 스트레스를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29세 청년 실업률은 8.1%로, 전체 평균인 3.9%를 훨씬 상회했다. 여기에 전세난과 월세 급등 등 주거 불안정이 더해지면서, 청년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 스마트폰 등 디지털 매체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청년 32.1%가 '디지털 사용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 경험'을 보고했으며, 21.7%는 수면 장애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이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 상담과 치료 접근성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지만 전문가 상담을 받지 못한 청년도 여전히 많다. 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 상담이 필요했으나 받지 못한 청년은 7.2%였으며, 그 이유로는 비용 부담(41.3%), 시간 부족(27.6%), 상담 효과에 대한 불신(18.9%) 순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최근 젊은 층의 정신건강 상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게 완화되면서, 상담 초기 단계에서 내원하는 청년이 증가하고 있다.
홍나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기획의사는 "청년들은 요즘 정신건강 진료비 지원을 적극 활용하며, 조기 개입을 통해 문제를 관리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라고 밝혔다.
◆ 청년 주도의 해결 노력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운영하는 정신건강 서포터즈 '영마인드 링크' 프로그램은 청년들이 직접 참여해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 사례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전국 250명의 청년이 참여하여, 청년 우울증, 은둔·고립, 스마트폰 중독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 해결 방안을 직접 제시하고 수행했다.
곽영숙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이 정신건강 관련 사회 분위기를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 모두의 과제
청년 스마트폰 중독과 연관된 정신건강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고용 불안정, 주거 불안정, 경쟁 사회, 외로움과 고립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의 나약함으로 치부하지 않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건강 문제로 인식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직접 나서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실행하는 모습은 희망적이다. 이들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열정은 사회 전체의 디지털 의존과 정신건강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세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