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AI 암 진단, 더 이상 꿈 아냐…의사마저 앞선 정확도로 의료 판도 바꾼다"

등록 2025.12.06 13:00:00 수정 2025.12.06 13:00:11
청년서포터즈 9기 김한이 hannie@cu.ac.kr

 

【 청년일보 】 최근 의료 현장에서 'AI 의사'라는 표현이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인간 의사보다 더 정확하게 암을 진단하고, 암 재발을 예측하며, 맞춤형 치료까지 제시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2025년 현재 암 진단 분야에서 AI는 90~99%의 높은 정확도를 기록하며 의료 생태계를 급변시키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2025년 4월 발표한 'AI 인덱스 2025' 보고서는 의료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보고서에 따르면 OpenAI의 GPT-4는 미국의 50명 임상의(전문의 26명·전공의 24명)를 대상으로 한 진단 테스트에서 임상 사례 기반 진단에서 인간 의사보다 16%포인트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실험은 매우 까다롭게 설계됐다. 전문의들도 진단하기 어려운 환자 6명의 사례를 GPT-4와 50명의 임상의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명확했다. "GPT-4 단독 진단 성능이 가장 높고 결과도 한결같았다"는 것이 보고서의 평가다. 반면 인간 의사는 성능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AI와 협업할 경우 개인의 판단 방식과 활용 능력에 따라 성과 편차가 컸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보고서가 "암 발견과 중증 환자 식별 같은 분야에서도 AI가 의료진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인 최근 연구들이 있다"고 명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진단 보조를 넘어 의료의 최전선에서 AI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AI 암 진단의 실제 임상 적용 사례는 더욱 인상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8월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JM)'에 소개된 환자 사례 304건을 두고 미국과 영국의 5~20년 경력 의사 21명과 자사 의료 AI 'MAI-DxO'의 진단을 비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AI의 진단 정확도는 85.5%를 기록해 의사들의 진단을 20% 능가했다. 더 중요한 것은 MS의 발표다: "AI 의사는 평균 20% 낮은 비용을 들여 인간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렸다." 이는 의료비용 절감이라는 또 다른 차원의 의미를 갖는다.

 

국내 의료 AI의 대표주자인 루닛의 사례는 더욱 구체적이다. 루닛이 개발한 '루닛 인사이트 MMG(Lunit INSIGHT MMG)'는 유방촬영술 영상을 분석해 유방암을 조기에 탐지하는 AI로, 최근 임상시험 결과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연구에서 루닛의 AI는 한 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짝을 이루어 두 명의 전문의가 판독하는 것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였다.

 

놀라운 점은 기존 대비 유방암 검진의 효율성도 함께 향상됐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AI가 의료 인력을 '대체'할 수 있음을 임상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최근 2025 세계지식포럼에서 "앞으로 3년 안에 AI가 보조가 아닌 판독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루닛은 현재 전 세계 65개국, 6천50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 AI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암 진단을 넘어 암 치료 예측까지 AI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루닛은 암 세포를 분석해 어떤 항암제가 효과가 좋을지 예측하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임상 실증성이다.

 

서 대표는 "세계 탑 제약사 15곳과 협업하고 있으며, 제약사들의 임상시험에 루닛의 바이오마커를 도입해 테스트 중인데, 결과들이 잘 나오고 있어 2~3년 안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예상 중"이라고 말했다.

 

물론 의료계에서는 AI 진단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AI가 의료인력을 대체할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르게 본다.

 

국내 의료 AI 전문가들은 "AI는 의료를 망치지 않는다. 오히려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진단 정확도를 높이며, 의료 접근성을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AI 유방암 진단 시스템의 경우 의료진이 환자 관리와 치료 계획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서범석 루닛 대표가 언급한 'AI 진단의 민주화'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 AI는 암 재발 예측과 정밀의료를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보편화하여 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AI가 의료진의 경쟁자가 아닌 '동료'라는 사실이다. 기술이 질병을 분석할 때, 의사는 사람을 돌본다. 이 완벽한 분업과 협업이야말로 우리가 맞이할 의료 혁신의 진짜 모습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한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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